국회는 1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한명숙(韓明淑)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다수로 가결했다.

한 총리 임명동의안은 이날 재적의원 297명 가운데 264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무기명 비밀투표에서 찬성 182, 반대 77, 기권 3, 무효 2표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한 총리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고 건(高 建),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에 이어 참여정부 3대 총리로 취임하게 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신임 한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3.1절 골프파문'으로 이해찬 전 총리가 지난달 15일 사퇴한 뒤 한 달여 동안 총리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국정운영이 정상을 되찾게 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한 총리 체제에서도 `책임총리제'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실세총리'였던 이 전 총리의 역할을 그대로 한 총리가 물려받게 될 지는 미지수여서 향후 노 대통령과 한 총리간 국정운영 방식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또한 참여정부 후반기의 주요 국정과제인 사회 양극화 해법 마련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의 지속적 추진 여부, 현안으로 부상한 일본의 동해 독도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 수로측량 계획, 5.31 지방선거를 앞둔 중립적 내각 운용 등 난제 들이 `한명숙호'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날 임명동의안 표결에는 열린우리당이 당론으로 찬성 표결에 임한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의원들의 개별 판단에 따른 자유투표에 맡겼고,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은 각각 권고적 찬성 당론으로 표결에 임했다.

신임 한 총리는 재야 여성운동가 출신으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여성부, 환경부 장관을 차례로 역임했으며, 16대 당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17대 총선에서 경기도 고양 일산갑에 출마, 홍사덕 전의원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평양에서 태어난 한 총리는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후 70년대 민주화 운동 단체인 '크리스챤 아카데미' 활동을 했으며, 1993년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지난 2000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 민주당 여성위원장,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총선 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