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건강이 기업의 경쟁력입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60)은 지난해 조선소 내 생산직 직원의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보고 충격을 받았다.

야드에서 일하는 현장 근로자들이 사무직 직원보다 비만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난 것. 낮에 육체활동을 많이 하는 현장 근로자들이 밤에 체력을 보강하느라 육식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판단한 김 사장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뱃살빼기에 나서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모았다. 연간 시행 중이던 '금연성공펀드'가 성공적이라는 것에 착안,'비만탈출펀드'를 조성했다.

이 회사의 금연성공펀드와 비만탈출펀드는 올해도 지난달 말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입신청을 받아 오는 9월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금연성공펀드의 경우 직원 1인당 가입비가 3만원이다. 직원들은 3개월간 금연에 성공하면 5만원,6개월간 성공하면 10만원을 각각 상품권으로 지급받게 된다. 금연에 실패한 직원의 가입비는 전액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활용돼 일석이조다.

지난해에는 1473명의 직원이 가입해 681명이 6개월간 금연,46.2%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480명이 가입했는데 금연 목표는 가입자 중 50% 이상으로 잡았다.

비만탈출펀드 가입비는 최소 5만원 이상이며 만원 단위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 최대 가입비는 10만원으로 비만 탈출에 성공한 직원은 개인별 가입금액에 따라 펀드금액을 차등 지급받는다.

비만탈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체지방 절대치 3% 이상 감소 또는 체지방 감소율 13%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올해 가입자는 250명이다. 지난해에는 313명의 가입자 가운데 86명(28%)이 비만 탈출에 성공했다.

김 사장은 "직원이 건강해야 기업도 건강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며 "보다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도입해 가정과 회사 모두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 자신도 예외가 아니다. 담배는 안피지만 틈날 때마다 헬스클럽을 찾아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많게는 한 해의 절반 정도를 해외 출장으로 보내고 있어 체력 관리는 필수적이다.

또 거제 조선소에 내려갈 때면 작업복 차림으로 야드 구석구석을 몇시간씩 걸어다니며 직원들을 격려하는 게 몸에 배 자연스럽게 운동이 된다고 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