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등 전남 8개 시·군 축협의 연합 브랜드인 '지리산 순한한우'가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8개월여 만에 180억원어치를 판매,150여개 한우 상품 가운데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리산 순한한우'는 롯데쇼핑과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고 롯데쇼핑은 양질의 상품 공급처를 확보하는 '상생(相生)'의 전략적 제휴가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롯데마트의 올 1분기 한우 매출은 '지리산 순한한우'가 43개 전점에서 50억원어치 팔린 덕에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이 효자 상품이 전체 한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이권재 롯데마트 축산팀 과장은 "이력 추적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고급육 이미지가 정착돼 출시 이후 매달 10∼20%씩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외에 롯데슈퍼(24개) 롯데백화점(5개) 등의 매출을 합하면 1분기에 71억원어치가 판매됐다.

횡성한우 등 명품 한우 브랜드의 한달 매출이 5억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인 셈이다.

이 과장은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국 상품으로 뜨지 못한다"며 "다른 한우 브랜드의 연간 생산량은 1500두 남짓이지만 지리산 순한한우는 400여 농가가 안정적으로 내놓는 데 힘입어 6000여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엄기대 농협 도매유통사업단장은 "각각의 브랜드로 쪼개져 있을 때는 고흥 곡성 광양 순천 보성 구례 여수 장흥지역의 8개 조합이 하나같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며 "지금은 일반 공판장에 출하할 때보다 마리당 50만원을 더 받고 있어 참여하겠다는 농가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지리산 순한한우'의 성공이 알려지면서 한우 산지에선 도 단위 브랜드 통합 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충남에서는 올해 초 13개 축협이 뭉쳐 '토바우'란 브랜드를 만들었고 강원의 '하이록',충북의 '청풍명월' 등도 광역 브랜드로의 비상을 준비 중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