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지방 주택시장의 공급 과잉과 고분양가에 따른 부작용은 잇단 정부 규제로 '예고됐던 불상사'라면서 앞으로 파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1일 "내년부터 시행될 1가구2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의식,소유권 이전을 미룬 채 매물로 내놓는 분양권이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요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철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지난 몇 년간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면서 지방 주택시장에서는 실수요보다 투자 수요가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여기에 수도권 규제를 피한 건설사들의 분양 물량이 집중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 역시 "지방은 이미 주택 보급률이 높고 신규 인구 유입은 적은데 건설사들이 고급 주택에 대한 교체 수요 등을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을 찾기가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에서 수급이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지방의 특수성을 감안한 부분적인 규제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지방은 투기나 집값 불안 우려가 적은 만큼 대출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