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청약 레이스에 들어간 판교신도시 임대아파트 분양에서 공공과 민영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4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일 성남시 5년 무주택, 청약저축 불입액 700만원 이상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민영 임대아파트 청약에서 4개 사업지 278가구 모집에 총 18명이 청약하는데 그쳤다. 인터넷으로 15명, 현장에서 3명(국민은행 집계)만 접수해 판교신도시의 '이름값'을 무색케했다. 이에 비해 지난 달 29일 같은 청약 자격자를 대상으로 접수했던 주공 임대아파트는 299가구 모집에 629명이 신청해 평균 2대 1의 경쟁률로 민영과 대조를 이뤘다. 같은 판교신도시 안에서 왜 이런 차이가 벌어졌을까. 전문가들은 가격, 품질 측면에서 주공 임대가 민영 임대를 압도한 것으로 풀이한다. 임대조건의 경우 민영 임대는 보증금 1억6천만원(24평형)-2억4천600만원(32평형)에 월 임대료가 36만원(24평)-59만원(32평)이다. 반면 주공은 20평형대가 보증금 5천만-5천700만원에 월 임대료 35만-40만원, 30평형대는 보증금 1억2천600만-1억4천100만원에 월세 48만-58만원 선으로 민간 임대보다 보증금에서만 1억원 이상 싸다. 마감재 수준도 차이가 난다. 주공의 경우 분양 아파트와 똑같은 마감 수준을 적용하고 별도 선택품목(옵션)도 일부 가전제품에 한정하고 있지만 민영 임대는 벽지와 바닥재, 가구 등 전반적인 마감 수준이 주공보다 떨어진다. 주공 임대아파트 수준으로 마감재를 바꾸려면 추가비용이 최고 2천만원 정도 가량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발코니 확장도 주공 임대아파트는 별도 비용없이 기본으로 해주지만 민간 임대는 가구당 1천만-1천300만원을 더내야 한다. 결국 임대료 차이를 빼고도 3천여만원을 더 들여야 주공 아파트 수준에 맞출 수 있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판교의 민영 임대도 주공과 똑같이 10년후에나 분양전환이 가능한 반면 가격 메리트는 없다보니 판교라는 입지여건에도 불구하고 접수자가 적었던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영 임대 분양업체들은 저조한 청약률에 난감해 하면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똑같이 성남시 5년 무주택에 700만원짜리 통장 가입자라면 주공 분양이나 임대를 선호하는 게 당연하다"며 "4일 청약부터는 청약률이 조금씩 회복돼 순위내 마감이나 계약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