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일 출시된 아리랑 담배가 한글 이름을 가진 담배로는 이례적으로 판매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KT&G는 경영권 분쟁으로 영업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한 가운데 아리랑이 인기를 얻자 칼 아이칸 측과의 경영권 분쟁이 오히려 영업에 호재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0일 KT&G에 따르면 지난 1일 출시 이후 4주간 아리랑의 판매량은 910만갑으로 1천만갑에 육박했다. 이는 90년대 중반 이후 우리말 이름을 가진 담배의 4주간 판매량으로는 최대 수치다. KT&G는 지난 98년 시나브로, 2000년 한마음, 2001년 잎스, 2003년 도라지 리뉴얼 제품을 시장에 내놨으나 출시 후 소비자들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못해 대부분 생산을 조기 중단한 바 있다. 2004년 이후 출시된 브랜드의 4주간 판매량 비교에서도 아리랑은 로크럭스(1천212만갑), 인디고(1천52만갑)에만 뒤졌을 뿐 비젼(808만갑), 제스트(449만갑), 엔츠(444만갑) 등 영문 브랜드 담배보다 많이 팔렸다. KT&G 관계자는 "담배 시장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리랑의 첫 4주간 판매량은 이례적"이라면서 "한글 브랜드 담배는 출시되자마자 판매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회사 내부에서는 '우리말 브랜드 공포증'까지 있었는데 아리랑이 한글 브랜드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KT&G는 아리랑이 산소강화필터 등 신기술을 적용한 것도 판매 호조에 영향을 미쳤지만 아이칸 측과의 경영권 분쟁이 오히려 흡연가들의 '애국심'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 IR 및 홍보 담당부서는 아이칸 측의 공격으로 온갖 고생을 다했는데 마케팅 부서에는 경영권 분쟁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것 같다"며 "아리랑 판매 호조를 이어가도록 영업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