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민간 분양아파트의 분양가가 확정되면서 서민주택 공급 기관인 대한주택공사가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게 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주공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평균 1099만2000원으로 민간업체 분양가 1176만2000원에 비해 77만원 싸지만 주공이 취득·등록세와 분양보증 수수료 등을 내지 않는 혜택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래도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주공은 지금까지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주변 시세보다 10~20% 싸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 왔다. 이 같은 주공아파트 고분양가 논란은 이대엽 성남 시장이 29일 기자회견에서 "민간 아파트가 주공아파트보다 싸다"고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시장은 "주공 29평형과 32평형만 놓고 보면 평당 가격이 1125만6000원에 달한다"면서 "민간 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를 감안할 경우 주공 분양가가 평당 16만4000원 더 비싼 셈"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주공 A22-1블록(29·33평형)의 경우 택지비 건축비 가산비용 등을 합한 분양가는 평당 1128만원으로 이번 판교 분양업체 중에서 비싼 편인 한림건설 분양가(평당 1182만원)와의 차이가 54만원(4.7%)밖에 안 된다. 특히 주공은 토지공사·성남시와 같이 판교신도시 사업시행자로서 택지조성 과정에서 막대한 차익을 남긴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눈총도 받고 있다. 실제 주공이 산정한 택지 원가가 평당 432만~495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주공은 택지비 산정에서만 약 900억원의 이익을 남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행수 주공 사장은 이날 성남 탄천운동장 청약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를 통해 "성남시가 민간 업체에 분양가를 낮추라고 요구한 것은 주공 때문인 만큼 주공은 주택가격 안정에 기여한 셈"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주공이 사업 시행자로서 택지값이 싸다고 (뭐라고) 해선 안 된다"면서 "주공 이익은 임대주택 적자 부분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주공의 설립 목적이 서민주택 공급이란 점을 감안할 때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 주공이 민간 업체보다 실질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