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엄지 손톱의 통증만 없었더라도…'


미국 LPGA투어 세이프웨이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에서 투어 데뷔 6년 만에 첫 우승 찬스를 잡은 이정연(27)은 왼손 엄지손톱 통증 탓에 신경이 곤두선 채 20일(한국시간) 최종라운드에 나섰다.


3라운드를 마친 후 갑작스레 왼손 엄지 손톱이 빠질 것처럼 아파와서 부랴부랴 약을 구해 먹어봤지만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던 것.


더구나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사막지대에 위치한 슈퍼스티션마운틴GC(파72·6629야드)는 평소 섭씨 20도에 달하던 기온이 4도까지 떨어지며 강한 바람까지 불었다.


이정연은 쌀쌀한 날씨로 엄지통증이 더 심해졌다.


특히 드라이버를 치려고 하면 통증으로 움찔해야만 했다.


전반에 버디와 보기를 2개씩 교환한 이정연은 12,1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합계 16언더파로 줄리 잉스터(46·미국)와 송아리(20·하이마트·PRGR)에 2타 앞섰다.


14번홀(파4·310야드)에 도착한 이정연은 티샷을 하려는 순간 갤러리들의 소음으로 한 차례 어드레스를 풀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친 티샷은 왼쪽으로 당겨지며 페어웨이 밖 자갈밭으로 떨어졌다.


자갈 위에서 친 두 번째샷은 그린에 못 미치며 벙커에 박혔다.


볼의 3분의 1 정도가 모래에 묻혔고 스탠스도 '양발끝 내리막'으로 좋지 않았다.


세 번째샷은 어이없이 생크가 나면서 그린을 넘어 다시 자갈밭으로 굴러갔다.


네 번째샷도 짧아 그린에지에 멈췄고 더블보기로 홀아웃했다.


2,3라운드에서 모두 버디를 잡았던 '이지홀'이었기에 아쉬움이 더했다.


앞조에서 플레이하던 잉스터에 공동 선두를 허용한 뒤 이정연은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고 잉스터는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가 결정났다.


이정연은 "어제부터 이유없이 왼손 엄지 손톱이 빠질 것 같은 심한 통증이 와 그립을 제대로 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잉스터는 이날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이정연을 2타차로 제치고 2003년 에비앙마스터스 우승 이후 3년 만에 통산 31승째를 달성했다.


송아리가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3위,장정(26)이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4위 등 한국선수 4명이 '톱10'에 들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