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분당 고양 등 수도권 지역에 신설된 복합공연장들이 대형 공연을 유치하거나 자체기획 공연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관객이 이들 지역 공연장을 찾아가는 새로운 풍속도 생겨나고 있다. 수원에 있는 경기도 문화의전당은 오는 5월4~14일 태권도를 소재로 한 퍼포먼스 '더문2'를 공연한 뒤 8월26일부터 9월1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이 극장은 지난해 10억원의 예산으로 외국 연출가를 초빙해 제작한 '더문'이 스토리가 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 '오페라의 유령' 제작사인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와 손잡고 새롭게 제작했다. 설 대표는 "태권도에 담긴 우리 전통문화에다 드라마를 강화해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한국적 퍼포먼스로 만들 것"이라며 "국내 공연에 그치지 않고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문화의전당은 또 다산 정약용을 소재로 한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도 제작해 7월께 공연한다. 안산문화 예술의전당은 4월12~15일 '꼭두별초'를 공연한 뒤 내년에는 이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3억9000만원을 들여 대극장용으로 제작한 '꼭두별초'는 안산 별망성에서 펼쳐졌던 고려시대 민초들의 대몽항쟁사를 다룬 창작뮤지컬. 지역 역사를 강조한 작품임에도 지난해 5회 공연이 모두 매진됐다. 분당에 있는 성남아트센터는 4월25~30일 자체 제작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그동안 국내에서 자주 공연됐지만 이번에 연출과 대본 번역,자막 처리까지 모두 새롭게 제작되는 것이다. 고양에 있는 덕양어울림누리극장도 유니버설발레단과 창작발레 '춘향'을 제작해 6월1~4일 공연한다. 이 극장을 운영 중인 고양문화재단은 올해 1막만 선보인 뒤 내년 3~4월께 일산 아람누리극장이 개관되면 개막작으로 전막을 올릴 예정이다. 수도권 복합공연장들의 작품 수준이 높아지면서 서울 관객이 이들 지역 공연장으로 관람하러 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성남아트센터 측은 "관객 중 분당을 비롯한 성남지역 관객이 대략 70%,나머지 30%는 서울 강남을 비롯한 타지역에서 온다"고 밝혔다. 최근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브로드웨이팀 공연을 유치해 극장 건립 이래 최다 관객을 동원한 덕양 어울림누리극장도 "고양시민이 60~70%며 나머지 관객은 서울 등지에서 온다"고 말했다. 수도권 복합공연장들은 앞으로 지역 문화를 강조한 작품이나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자체 브랜드 강화작업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