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아이칸 측 사외이사 후보 1명이 KT&G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KT&G 역시 일반 사외이사 한 명을 선임했고 감사위원 사외이사 4명을 전원 회사 측이 내세운 후보로 선임하는데 성공,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17일 KT&G 대전 본사에서 개최된 제1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반 사외이사로 KT&G 측이 추천한 안용찬 주식회사 애경 대표와 아이칸 측이 추천한 워렌 지 리크텐스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가 각각 선출됐다. 리크텐스타인은 8천480만 표를, 안용찬 씨는 7천474만 표를 각각 얻어 나머지 세명의 후보를 제쳤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는 원안대로 김진현 한국무역협회 객원연구원과 이윤재 KorEI 대표이사, 이창우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소순무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등이 각각 선임됐다. 제1호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과 4호 안건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역시 별다른 반대없이 통과됐다. 이날 주총에는 전체 발행 주식(1억6천244만주) 중 69.33%인 1억1천262만주의 의결권이 행사됐으며, 사전 위임장 확보에 따라 전체 13만5천756명의 주주 중 251명만이 참석했다. 경영진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외국인 주주가 이사회 일원인 사외이사로 선출된 것은 지난 2000년 전자공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아이칸 측의 사외이사 선임으로 향후 KT&G는 회사 경영에 있어 각종 반대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경영상황이 고스란히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사외이사로 선임된 워렌 리크텐스타인 대표는 주총 직후 "회사 경영진의 조직적인 방해에도 불구, KT&G의 이사로 선임돼 기쁘다"면서 "사외이사로서 가지는 모든 권한을 이용, 장기적 주주가치의 제고 및 자사주 매각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크텐스타인은 특히 "앞으로 있을 모든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 집중투표제를 일괄 적용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발혀 향후 경영 참여 확대 의사를 표시했다. 이와 관련 엄준호 스틸파트너스 한국 대표도 "스틸파트너스는 결코 단기차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보통 3~5년 정도를 투자하는 장기투자자"라고 설명, 향후 KT&G 지분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이에대해 곽영균 KT&G 사장은 "제안주주가 추천한 새로운 사외이사 등 이사회 모든 구성원과 회사의 장래 발전 방안을 논의하겠다"면서 "주주가치 보호 측면에서 서로가 격의 없이 토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자사주 매각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추후 이사회를 통해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멤버로 구성된 이사회는 2주 후에 회의를 소집하며 다음 주에 회사에서 이사회 부의 안건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KT&G 노조는 주총장에서 아이칸 측에 대한 반대 시위를 개최하는 한편, 단기 시세차익 추구 행위를 시도한다면 해당 이사의 해임을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전=연합뉴스) 박대한 곽세연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