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와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칼 아이칸 측은 17일 KT&G 주주총회에서 이사선임을 위한 투표.개표 감시에 참여한다. 16일 KT&G와 아이칸 측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이들 양측은 전날 주총 개최 관련 '룰(Rule) 미팅'을 갖고 주총에서 공평한 발언시간을 갖는 한편, 공정성을 위해 감표 절차에 아이칸 측 인물을 참여시키기로 합의했다. KT&G 관계자는 "쓸데없는 신경전으로 시간 낭비를 하는 일이 없도록 발언 시간을 공평하게 분배했으며 KT&G가 담당할 예정이었던 감표 및 투표 집계에도 아이칸 측 인물을 참여키시키로 했다"고 말했다. 감표(監票)란 투표.개표를 감시.감독하는 행위로 전자투표로 진행되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은 OMR(광학적 표시 판독장치) 카드에 기표하는 순간부터 판독, 집계까지 투표의 모든 행위에 대해 감시.감독을 받는다. 만약 OMR 기표가 잘못될 경우에는 정확한 주주 의사를 다시 파악하는 것도 감표 행위에 포함된다 17일 오전 10시 대전 평촌동 KT&G 대전 본사 인력개발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이번 주총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집중투표제가 도입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아이칸 측의 주총결의금지 가처분신청 제기로 일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사외이사의 '일괄투표' 방식도 전망됐으나, 대전지법이 지난 14일 KT&G 이사회의 결정을 수용함에 따라 '분리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제2호 의안인 사외이사 선임의 건(2명)과 제3호 의안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4명)에서 주주는 한 주당 각각 2개와 4개의 투표권을 가지게 된다. 다만 감사위원 사외이사 선임 시에는 증권거래법에 따라 3% 이상의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제한된다. 일반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아이칸 측이 내세운 워렌 지 리크텐슈타인과 하워드 엠 로버, 스티븐 울로스키 등 3명과 KT&G가 추천한 안용찬 애경 대표이사 사장, 김병균 대한투자증권 상임고문 등 모두 5명이 경쟁한다. 김진현 무역협회 객원연구원, 소순무 법인법인 율촌 법호사, 이창우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윤재 코레이 대표 등 4명은 감사위원 사외이사로 추천돼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KT&G 우호지분은 약 40%, 아이칸 측 우호세력은 약 35% 정도로 예상돼 일반 사외이사는 양측 후보가 각각 한자리씩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에 참석하는 KT&G 주주는 주총 참석장을 제출하고 주주명부 전산확인 과정을 거친 뒤 주주확인표 및 투표용지를 배부받게 되며, 이후 주총 순서에 따라 안건별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KT&G의 총 주식수는 1억6천244만주이며 의결권 있는 주식수는 1억4천688만주로 주주수는 13만5천755명에 이른다. KT&G는 공정한 주총 진행을 위해 변호사(법률적 판단)와 공증인(주총 절차 적법성 공인), 회계사(회계자료의 적절성 확인), 속기사(의사록 작성) 등을 참석시킬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