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최고위원단이 9일 저녁 노량진의 한 홍어전문 식당에서 `단합대회'를 가졌다. 2.18 전당대회가 끝난 지 20일이 됐지만 최고위원들끼리 모여 저녁 식사를 같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만큼 이날 회동은 현안을 심도있게 논의하기 보다는 `가벼운' 수위로 교감을 나누면서 경선과정에서 쌓인 서먹서먹한 관계를 풀어내는데 의미를 둔 자리였다. 골프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이해찬(李海瓚) 총리의 거취문제를 놓고 당내 계파간 갈등이 빚어지는 것처럼 여론에 비쳐지고 있는 것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날 회동은 정국현안에 대해 대체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 총리 거취문제를 놓고는 이 총리의 유임 쪽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청와대 및 총리실의 입장과는 다른 공기가 분명히 감지됐다. 참석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회동에서는 "이총리 사퇴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가 찬반여론이 비슷한 퍼센트로 나왔다는데, 과연 맞느냐"며 의아해하는 반응이 나왔고, "바닥민심이 걱정된다" "반발하는 의원들이 여전히 있는데, 우려스럽다"는 얘기도 오갔다는 후문이다. 이번 파문에 따른 여론 악화 가능성을 몹시 우려하는 당 지도부의 상황인식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지도부는 그러면서 "이것도 고민, 저것도 고민"이라며 "바닥민심과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같이 고민하자"고 말했다고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이 전했다. 당의 결속력이 강화되고 있는데 대한 `자평'도 나왔다. 우 대변인은 "지도부가 (입단속을 주문하는) 편지를 돌렸는데, 내부에서 이에 따라줘 솔직히 감사하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옛날 같으면 여기저기서 얘기가 나왔을텐데 큰 사안인데도 참아줘서 고맙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일로 예정된 고건(高建) 전총리와의 회동도 화제에 올랐다. 정 의장이 고 전총리와의 회동에서 무슨 얘기를 했으면 좋겠느냐고 묻자, 최고위원들은 "원론적으로 같이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확인하고, "고 전총리가 참여정부 이후 초대 총리를 지냈던 만큼 한나라당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는 뒷얘기도 나왔다.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장관을 `춤꾼'에 비유한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에 대해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의 한계를 드러냈다" "카바레 춤과 전통문화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일본 고이즈미 총리와 면담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에 대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한마디도 안한 것이 놀랍고 개탄스럽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홍어회에 탁주를 곁들인 만찬에는 김근태(金槿泰) 김두관(金斗官) 조배숙(趙培淑) 최고위원, 김한길 원내대표, 박명광(朴明光) 비서실장, 이광재(李光宰)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당 최고위원들은 가급적 일주일에 한번 꼴로 저녁 모임을 갖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정윤섭 기자 fusionjc@yna.co.kr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