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우량주 위주로 급락세를 보이면서 증시에서 '삼성전자 쇼크' 우려가 급속히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일본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일본은행이 금융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1300선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외국인이 이날 선물 시장에서 올 들어 최대 규모의 매도세를 보인 것도 이 같은 불확실성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술주 쇼크 현실화되나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의 하락과 휴대폰 마진율 하락으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지도 모른다는 삼성전자 실적 악화론이 대두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비관론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에 훨씬 못 미치는 2조원대 안팎에 머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이날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기술주를 2000억원어치 이상 대거 순매도한 것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진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의 경우 최근 현물 가격이 지난해 12월보다 25% 정도 하락하면서 비관론이 나오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 현물가로 거래되는 비중은 1% 선에 불과하다"며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1분기 휴대폰 마진율이 당초 예상치인 12.7%에서 10% 선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악재다. 이게 현실화되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당초 추정치보다 2000억원 정도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회사 내부에서는 당초 목표로 세운 분기별 영업이익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1300선 지지 시험


지수가 급락세로 돌변하면서 시황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스피 지수 1300선 지지 타진이 또 한번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월 중반부터의 주가 반등은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져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며 "당분간은 1300선의 지지력을 테스트하는 약세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오는 8일 일본은행의 금리정책회의,9일의 금통위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10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발표 등 커다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며 "증시가 재차 기간조정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 1300선 지지선은 이번에도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상수 동양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미 올 들어 1300선 지지선이 두 차례 확인되면서 기관들도 코스피 지수가 1300선 밑으로 다시 내려가면 대거 저가매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어 추가 가격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