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체들이 국내 도크로는 밀려드는 수주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해외 신규 조선소 설립을 통해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국내 조선업체 빅3인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그리고 한진중공업, STX조선 등이 중장기적으로 중국, 필리핀 등에조선소를 설립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은 국내에서 선박수리업을 접으면서 현재 베트남 현지법인인 현대-비나신조선소에서 선박 수리업을 대행하고 있지만 이 조선소는 향후 신조 조선소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내달 중국 상하이 푸둥지역에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현대중공업은 현지 조선소 설립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 지주회사 설립 자체가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중국 지주회사를 만든 것은 중국의 상황을 예의주시 주시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부지가 충분하지만 향후 과감한 대중국 투자를 감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를 기반으로 중국과 브라질, 앙골라 등의 지역에 중소형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 생산기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우조선은 중국의 경우 최근 산둥성 엔타이 지역에 블록공장 건설에 착수했으며 향후 경영 여건을 감안하면서 조선소로 전환 등을 타진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측은 "현재 중국에서 조선소를 건립하려면 중국측이 지분 51%를 갖게돼있어 경영권 확보에 어려움이 많이 있다"면서 "일단 지분 제한이 없는 블록공장 건설을 통해 중국에 기점을 확보하려한다"고 말했다. 중국 저장성 닝보에 단독 법인으로 연간 12만t 규모의 블록공장을 보유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산둥성에 또 다른 블록공장을 짓기위한 부지 매입을 검토 중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향후 중국내 지분 보유와 관련된 규제 등이 풀리면 블록공장을 확대해 신조가 가능한 조선소로 만드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도조선소의 부지 협소로 고민하던 한진중공업은 지난 27일 필리핀 수빅만에 70만평 규모의 조선소를 짓기로 결정했고, STX조선 또한 생산 규모 확장을 위해 중국에 블록공장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측은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나머지 조선소들의 경우 밀려드는 일감을 소화하기엔 현재 시설로 벅차 내부적으로 해외 조선소 건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외 조선소 설립하면 기술 유출의 우려도 있지만 인건비 절감 등의 부대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