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상장사들의 작년 경영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증권업계와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을 비롯, LG, 한진, 한화 등은 이익이 줄어 울상이지만 현대차와 SK, GS, 현대중공업 등은 이익이 크게 늘어나 희색이 만연하다. 조사대상은 작년 실적을 공개한 12월 결산 10대 그룹 상장사 63곳으로 삼성과 현대차, LG, SK, 한진, GS, 한화, 현대중공업 등 8곳은 모든 계열사가 실적을 공개한 반면 롯데와 금호아시아나는 일부 계열사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삼성.LG, 주력 IT기업 실적악화 =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은 작년 매출액과 순이익이 89조606억원, 8조4천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15%, 29.89% 감소했다. 삼성그룹의 실적이 악화된 것은 삼성전자삼성SDI 등 주력 정보기술(IT) 계열사의 순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간판인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57조4천576억원과 7조6천40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3%, 29.17% 감소했다. 매출액 기준 3위인 LG도 작년 LG전자와 LG화학, LG필립스LCD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이익이 절반으로 줄었다. 작년 LG그룹의 전체 매출액은 55조4천472억원으로 전년 대비 0.57%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조3천611억원으로 51.18%나 감소했다. LG전자와 LG필립스LCD의 작년 순이익은 각각 7천28억원과 5천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4.54%, 68.77% 감소했으며 LG화학의 순이익 역시 4천3억원으로 25.3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재작년 LG의 순이익이 규모는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작년에는 현대차와 SK에 밀려 4위로 주저앉았다 한진도 대한항공한진해운의 작년 순이익이 2천23억원, 4천82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1.06%, 25.23% 줄어들면서 그룹 전체 순이익도 7천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87% 줄었다. 한화그룹 역시 지주회사인 ㈜한화의 순이익이 절반으로 줄면서 전체 순이익도 4천621억원으로 15.74% 감소했다. ◆현대차, 명실상부한 2위 그룹으로 '우뚝' = 반면 매출액 기준 2위를 기록한 현대차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의 실적개선에 힘입어 이익 잔치를 벌였다. 작년 매출액과 순이익은 61조8천821억원과 5조29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59%, 29.90% 증가했으며 순이익 규모는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SK그룹도 SK텔레콤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매출액과 순이익이 53조3천15억원, 4조1천48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71%, 11.21% 늘었다. 작년 LG그룹에서 분가한 GS그룹은 GS건설과 GS홈쇼핑의 선전에 힘입어 매출액과 순이익이 6조8천757억원, 7천9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55%, 66.63% 급증, 본가인 LG의 추락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종 호황에 따른 영향으로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실적개선 추세를 보였다. 작년 매출액과 순이익이 12조2천896억원과 3천11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87%, 117.89% 급증했다. 롯데와 금호아시아나는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계열사가 일부 있다. 롯데는 호남석유롯데제과, 롯데삼강, 롯데미도파 등 실적 미발표 종목을 제외한 롯데쇼핑, 롯데칠성, KP케미칼 등 계열사의 작년 매출액과 순이익이 11조2천273억원, 6천81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98%, 39.34% 늘었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석유와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페이퍼텍 등의 매출액이 4조7천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7.60%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1천198억원으로 70.45% 급감했다. 실적을 공개한 10대 그룹 계열사 63곳의 총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313조7천131억원과 23조366억원에 달했다. 매출액은 2004년에 비해 4,90%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6.98% 감소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50위 이내 기업의 총 매출액과 순이익은 432조4천357억원과 44조2천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24%, 4.49% 증가해 10대 그룹 계열사보다는 비계열사의 실적이 양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가총액 순위에서 3월 결산법인과 작년 12월13일 신규 상장된 하나금융지주는 제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