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언한 재일 조선인총연합회(총련)계 복서 홍창수(32.일본명 도쿠야마 마사모리)가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플라이급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고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가 28일 보도했다. 홍창수는 27일 오후 오사카 중앙 체육관에서 열린 동급 1위 호세 나바로(24.미국)와의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3-0(116-113 116-113 117-113)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홍창수는 이날 승리로 통산 전적이 32승(8KO)3패1무가 됐고, 나바로는 23승(11KO)2패가 됐다. 챔피언은 1회부터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주도권을 잡았고 도전자는 오른쪽 눈위에서 피를 흘리는 가운데 수세적인 경기를 펼쳤다. 홍창수는 8, 9회 들어 지친 탓인지 움직임이 무뎌졌지만 마지막 라운드인 12회 들어 다시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점수를 땄다. 홍창수는 경기후 "2주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오늘로 WBC 슈퍼 플라이급은 졸업한다. 지금부터 어떤 인생을 걸을지 모르겠지만 복싱으로 기른 근성으로 노력하겠다"며 타이틀 반납을 시사했다. 앞서 나바로와 방어전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홍창수는 이날 은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더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너무 깊이 물어보지 말아달라"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1992년에 데뷔한 홍창수는 2000년 8월 조인주를 꺾고 세계챔피언이 된 뒤 8차 방어에 성공했다. 8차 방어 성공은 역대 일본 선수 가운데 세 번째 '롱런'이다. 지난 2003년까지 3년 연속 일본 프로권투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북한에서도 인민체육인(2001년) 칭호를 받았다. 2004년 6월29일 라이벌 가와시마 가쓰시게에게 1회 TKO패하는 바람에 타이틀을 빼앗겼다가 지난해 7월18일 가와시마에게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해 다시 챔피언에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