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정동영 의장,김근태 최고위원 등 열린우리당의 새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만찬을 함께 하며 주요 국정현안을 논의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권의 대안이랄까 구심이 돼서 이끌어 갈 분들이 전면에 포진해서 가세된 것이 열린우리당의 활력,전망을 밝게 하는 계기가 됐다"며 "마치 아름답고 건강한 부인이 어쩐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사람처럼 힘이 없어 보였는데,임신하고 배가 불룩하고 건강한 부인,푸짐한 느낌이 들게 한다"며 당지도부를 축하했다.

정 의장은 "당 지도부가 새로 구성된 이후에 다소나마 지지도가 높아지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지방 선거를 앞두고 좀더 노력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노 대통령도 자신의 과거 선거경험을 언급하면서 "낙관적 사고로 최선을 다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일부 장관들의 지방선거 출마와 이에 따른 개각 문제가 협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이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김 대변인은 말했다. 이와 관련,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만찬에 앞서 기자들에게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경기지사에) 나가려고 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정동영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 등은 논란이 되고 있는 경찰공무원법에 대해 "당정협의로 (재개정으로) 잘 처리될 것 같다"며 소방직도 경찰직과 형평에 맞게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650만명에 달하는 민방위 교육을 인터넷 시대에 맞게 통신교육으로 바꾸고,민방위 교육 대상연령도 45세에서 40세로 낮추는 방안을 총리실과 협의 중"이라고 보고했다. 노 대통령은 "좋은 착상"이라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여당일각의 정무수석 부활 주장에 "정무는 비서실장과 홍보수석이,정책은 정책실장이 맡으면 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명확히 했다. 노 대통령은 남은 2년간 양극화 해소 문제와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힌 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의 복지재정 지출이 과연 적절한가와 비정규직 문제 및 사회보장 제도의 정비 필요성을 정책의 구체적 사례로 들면서 오랫동안 여당 지도부에 설명했다.

허원순·이재창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