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주자가 실내 공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게 한 '기둥식 아파트'가 올 주택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기둥식 아파트는 사무실에서 파티션을 자유롭게 옮겨 공간 크기를 조절하는 것처럼 실내 기둥만 남기고 벽을 뜯어 원하는 대로 내부 공간을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실내 공간을 맞춤형·가변형으로 꾸밀 수 있어 향후 리모델링도 한결 손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벽산건설 등 주요 업체들은 올해 공급되는 아파트에 적용하기 위해 가변형 설계가 가능한 기둥식 평면 개발에 한창이다.


특히 8월 판교 분양에서는 이 같은 평면 구조를 적용한 기둥식 아파트가 대거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내 집 구조 내 맘대로'


기존 벽식구조 아파트는 구조안전 위험이 있어 함부로 실내 벽을 헐 수 없는 데 반해 기둥식 아파트는 기둥만 남기고 벽을 뜯어 원룸으로 꾸밀 수도 있고 방을 아예 다른 쪽으로 옮길 수도 있다.


내력벽이 기둥 역할을 하는 기존 벽식구조 아파트와 달리 기둥식 아파트는 평면 일부 기둥이 건물 구조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미 주상복합 아파트에는 이 같은 방식이 일부 적용되고 있다.


기둥식 아파트는 '맞춤형''가변형' 실내공간 창출이 가능한 데다 발코니 트기에도 유리해 건설업체 간 가격·품질 경쟁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현대건설 이명룡 부장은 "기둥을 발코니 바깥에 배치하면 발코니 트기가 보다 쉬워지게 되기 때문에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판교 분양 때 선보일 듯


벽산건설은 이미 2005년 11월 인천 도림동 342가구 벽산블루밍에 기둥식 평면 '셀프 디자인 아파트'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3월 말 분양 예정인 경남 함안 광려천 벽산블루밍(726가구) 등에도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 이재면 과장은 "일반 가정은 물론 독신자 등 거주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어 가변형 평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2000가구 이상(2008년부터 1000가구)에 적용되는 '주택 성능등급 표시제도'도 기둥식 평면 개발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아파트 성능 등급에 가변형 설계 적용 여부가 포함돼 있어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어차피 기둥식 평면 개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판교신도시 8월 분양물량 입찰 설계안에도 가변형 설계가 권장 사항으로 제시돼 있다.


이에 따라 입찰참여 예정 업체들은 기둥식 평면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도 오는 6월 분양하는 용인 상현리(1000가구 규모)를 시작으로 판교 등 올해 분양물량 대부분에 이를 적용키로 했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기둥식 평면을 응용한 '스타일 아파트' 개발을 마친 상태다.


상반기 중 대구 월배지구(총 2600가구)에 기둥식 구조가 가미된 평면을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