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경북권 정치인들이 잇따라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있다.

경북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20일 시장직을 사퇴한 정장식 전 포항시장은 21일 오전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며 본격 선거활동에 들어갔다.

정 전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 지역경제를 되살리겠다"며 "대구에서 사대부고에 다니던 1965년도에 박 전 대통령이 당시 돈으로 5천만원을 지원해 준 기억이 있다"며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직계'임을 자처해 온 김관용 구미시장 역시 경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뒤 18일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방문에 맞춰 함께 방문한 형식이지만, 김 시장은 줄기차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왔다.

김 시장은 이 자리에서도 "5천년 가난의 한을 끊은 박 대통령의 대를 잇겠다"면서 "생가 일대에 공원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는 역시 5.31 지방선거에 출마 예상자로 꼽히는 현직의 박영언 군위군수와 김수남 예천군수도 참석했다.

경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남성대 전 경북도의회 사무처장은 한나라당 공천 경쟁자인 김관용 구미시장이 사퇴한 뒤 구미의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할 예정이고, 지사 공천을 노리는 한나라당 김광원 의원도 조만간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이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는 것은 박 전 대통령 향수를 갖고 있는 지역민들의 이른바 '박심'을 자극해 공천이나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기 위해서다.

특히 한나라당 공천을 노리는 입장에서 '경북 정치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은 놓칠 수 없는 코스란 것이 정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출마 예상자 측근은 "최근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더욱 박 전 대통령이 부각되는 마당에 생가 방문은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구미=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sds1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