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에 개봉한 양주남 감독의 영화 '미몽(迷夢)'이 최근 중국에서 발견돼 일반에 공개된다. '미몽'은 그 동안 문서로만 그 존재가 알려져 왔으나 이번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현존하는 한국 극영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기록되게 됐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효인)은 '미몽'을 비롯, '반도의 봄'(半島之春), '조선해협'(朝蘚海峽) 등 영화 3편을 지난해 12월 중국전영자료관에서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영상자료원은 이들 영화와 함께 2004년 찾아내 지난해 보존 처리 후 공개한 '군용열차'(1938년) 등 극영화 4편과 '해방뉴쓰' 등 기록영화 4편을 내달 2~5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내 고전영화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일명 '죽음의 자장가'로 불리는 '미몽'은 바람이 나 가정을 버린 여인의 일화를 담은 작품. 문예봉ㆍ조택원ㆍ김인규 등이 출연했다. 상영시간은 47분. 영상자료원 측은 "여성의 욕망을 표출하는 표현이 20년 뒤에 제작된 영화 '자유부인'을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함께 발견된 '반도의 봄'은 1941년 개봉된 이병일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제작자와 영화배우의 사랑을 그렸다. 김일해ㆍ김소영ㆍ복혜숙 등이 출연했다. 상영시간은 84분. 박기채 감독의 '조선해협'은 1943년 개봉된 작품으로 주인공이 일본군에 지원한다는 친일적 색채가 강한 영화지만 1940년대 제작된 멜로영화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상영시간은 75분으로 김일해ㆍ남승민ㆍ독은기ㆍ문예봉 등이 출연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