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딸 장하다. 선유야 고맙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천500m 종목에 출전한 진선유(18.광문고) 선수가 19일 새벽 금메달을 따내자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진 선수의 집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밤새 뜬눈으로 예선과 준결승, 결승경기를 모두 지켜본 아버지 대붕(45)씨와 어머지 김금희(45)씨, 남동생 태규(15) 군 등 가족들은 진 선수가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하는 순간 서로 부등켜안고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가족들은 진 선수가 예선과 준결승을 모두 여유있는 1위로 통과했으나 결승에서 마지막 바퀴를 돌기 전까지 다소 뒤쳐져 있어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마지막 바퀴에서 역주를 펼친 끝에 최은경 선수와 함께 금.은메달을 한국에 안겨주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대붕씨는 "대표팀에 발탁된 뒤 줄곧 좋은 성적을 내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실력이 다른 선수에게 뒤지지 않아 실수만 안하면 된다고 믿었다"며 "역시 주종목인 1천500m에서 우리 선유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어머니 김씨도 "토리노로 떠날 때는 부담이 될까봐 잘 다녀오라는 말 밖에 하지 못했다"며 "승부근성이 강하고 지구력이 뛰어난데다 국제대회에서 오히려 대담한 모습을 보여 꼭 금메달을 딸 줄 알았다"고 기뻐했다. 김씨는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빙상장에 간 것이 인연이 돼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한 선유는 시합에 나갈 때를 제외하곤 수업에 한번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자기 관리를 잘한다"며 금메달을 딴 딸을 자랑스러워 했다. 김씨는 또 "500m 종목에서 석연찮은 몸싸움에 때문에 초반에 탈락, 못내 아쉬웠는데 이제 속이 후련하다"며 "남은 종목에서도 오늘처럼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한다면 이관왕, 삼관왕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김씨는 이어 "지난해 태릉 선수촌 구타사건이 있었을 때는 정말 속히 상해 그만두라고 하고 싶었다"며 "그 동안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고생을 많이 했는데 좋은 결과를 내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국에 돌아오면 해달라는 것을 다 해주고 싶다"며 "우리딸이 너무너무 자랑스럽고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1남1녀 중 장녀인 진 선수는 경북대부설초교, 경북대부설중을 졸업하고 현재 서울 광문고 2학년에 재학중이며 2004년 대표팀에 발탁된뒤 지난해 11월 제3차 월드컵에서 금메달 4개를 따내고 개인종합 1위까지 차지하며 5관왕의 위업을 달성하는 등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떠오르며 금메달이 기대됐었다. (고양=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