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업체들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에 이어 유가증권 상장사가 장외기업의 우회상장 통로로 이용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증권선물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장외기업(투자 전문업체 제외)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사례는 지난해 4분기 5건에 이어 올 들어 이날 현재까지 6건에 달했다. 장외기업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인수가 작년 4분기 이전에는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달 들어 스타코넷의 경영권이 이엔쓰리로,우성넥스티어의 경영권이 엠피플로 넘어갔다. KDS 역시 장외업체인 삼양건설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일신석재(인수업체 선원건설),비티아이(어콜레이드),한국슈넬제약(이호스피탈) 등이 장외업체로 주인이 바뀌었다. 이들 장외기업은 대부분 우회상장을 위해 해당 기업을 인수했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이 우회상장 열기에 휩싸이는 동안 유가증권시장은 비교적 무풍지대였다. 하지만 최근 장외업체들이 유가증권시장 종목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코스닥 우회상장 바람은 잠잠해지는 추세다. 우회상장을 위해 활용되는 코스닥기업의 합병·주식양수도·주식교환 건수는 지난해 11월 9건,12월 10건에 이르다 올 들어선 1월 5건,2월 3건으로 감소했다. M&A(인수·합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코스닥기업의 우회상장이 급속도로 늘면서 매물을 찾기 힘들어진 데다 금융감독당국이 코스닥 우회상장 규제 움직임을 보이자 장외기업들이 유가증권시장 종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코스닥기업들의 유상증자 실권이 늘어 인수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게 된 점도 코스닥 우회상장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