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이 독자 개발한 기술을 앞세워 유럽과 미국이 경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휴먼 프로테옴(인간 단백질) 프로젝트'에 모두 참여한다. 휴먼 프로테옴 연구는 인간 단백질 기능을 밝혀내 각종 질병들의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내기 위한 것으로,휴먼 게놈 프로젝트의 뒤를 이어 추진되고 있다. 랩프런티어 이종서 박사(이화여대 겸임교수)팀은 유럽 국가 중심으로 짜인 인간단백질기구(HUPO)의 단백질 지도 연구사업인 '프로테인 아틀라스' 프로젝트에 매달 250개씩 연간 3000개의 항체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이달부터 수출한다고 16일 밝혔다. 프로테인 아틀라스는 무려 3만여개에 이르는 사람 몸 속 단백질의 이미지와 각종 정보를 지도처럼 보여주는 초대규모 사업으로 박사급만 1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랩프런티어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 연구소재인 항체 공급권을 놓고 쟁쟁한 해외 바이오 기업들과 경쟁을 벌인 끝에 최종 계약을 따냈다. 항체는 단백질과 반응해 그 존재를 탐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단백질 연구에서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랩프런티어는 또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의 국립암연구소(NCI) 주최로 열린 단백질 기술 워크숍에 세계 바이오 기업 13개 중 하나로 초청받아 항체 기술을 선보였다. 이 행사에는 인비트로젠,셀시그널링테크놀로지,R&D시스템즈,에피토믹스 등 항체 기술을 보유한 세계적 기업들이 함께 참가했다. 이번 행사는 특히 미국 국립암연구소 주도로 이뤄질 '암을 위한 의료용 단백질 기술' 프로젝트의 본격 추진을 앞두고 열린 것이어서 랩프런티어는 향후 항체 공급사로서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이 사업을 위해 1억400만달러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조만간 암 조기 진단과 치료 연구를 위한 연구 네트워크를 구성할 계획이다. 랩프런티어는 미국 내 바이오 기업과의 항체 공급 계약도 성사 단계에 있다. 이 박사는 "한국의 바이오 벤처기업이 세계 유수의 바이오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세계적 연구 프로젝트에 한국의 항체 기술이 많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