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의 코스닥 탈출은 언제까지 이어질 까. 14일 오후 1시50분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92억원어치를 순매도, 20일 연속 `팔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2003년 3월24일부터 4월22일까지 22일 간 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 기록이다. 또 이번 누적 연속 순매도 금액은 전날까지 5천881억원에 달해, 2002년의 20일 간 연속 순매도액 3천565억원을 훨씬 웃도는 사상 최대치다. 2003년 기관의 최장 순매도 기간에도 누적 순매도 금액은 1천610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기관이 매도세를 완화하고 있어 조만간 매수세로 전환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관 순매도 완화 기관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4일 연속 하루 500억원을 웃돌았으나 6~7일 200억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8일 144억원, 9일 11억원, 10일 56억원, 13일 139억원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기관 순매도를 주도했던 투신권은 9일 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10일 이후 순매도 규모가 100억원을 밑돌고 있다. 또 증권사와 은행, 기금은 이달 6일 이후 순매수세를 보이는 날이 늘고 있다. 기관의 자금 여력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관은 최근 6천억원 가까운 순매도로 현금 비중을 높인 데 이어 주식형 펀드의 자금유입이 이달 1~2일 960억원의 순유출 이후 3~10일까지 4천800억원이 순유입돼 매수여력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10일에는 주식형펀드로 1천200억원을 기록, 향후 간접투자자금 유입전망을 밝히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위원은 "기관의 매도세가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스닥시장이 2005년 11월 이후 급등해 아직도 이익실현이 가능한 권역이지만 대체로 기관의 이익실현은 마무리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펀드내 코스닥비중 감소폭 미미 기관의 순매도세는 완화되고 있으나 주식형펀드내 코스닥종목 비중은 크게 줄어들지 않아 추가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주식형펀드 내 코스닥종목 비중은 2005년 12월초 11.03%에서 올해 1월초 10.56%, 2월초 10.23%로 최근 2개월 간 0.8%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 같은 비율은 또 펀드 내 코스닥종목 비중이 최저였던 2004년 3월초의 4.2%의 2배가 넘고 기관이 코스닥종목을 본격적으로 매입하기 직전인 2005년 7월초의 8.95%보다 높은 것이다. 따라서 기관이 펀드 내 코스닥비중을 10% 이하로 줄인다고 가정하면 추가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신증권 최재식 연구위원은 "기관의 매도공세는 마무리단계로 보이지만 과거 펀드 내 코스닥비중을 고려할 때 더 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반등 가능성 코스닥시장은 기관의 추가 매도 여지가 남아있지만 매도공세 완화로 급락 위험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향후 기술적인 반등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반등이 전고점 돌파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이 최근 계속된 조정을 통해 환율, 금리 등의 악재를 상당부분 해소했기 때문에 전고점을 뚫고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대내외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심리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해 제한적이 반등만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주형 연구위원은 "코스닥지수는 660선에서 저항이 예상되지만 이번 주 말부터 상승세로 복귀한 후 700선까지 회복하며 전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재식 연구위원은 "전저점이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대내외 악재들로 인해 전고점을 돌파하는 강한 상승세로 복귀하기는 어려우며 기술적인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위원은 "기관투자가들의 매매는 유가증권시장과 연동해서 봐야한다"고 전제하고 "대내외 악재로 유가증권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증시 상황을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