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선 < 현대해상화재보험 사장·jason@hi.co.kr > 여기저기 새롭게 건설되는 새 아파트들이 늘어나면서 서울은 물론 지방 곳곳에서도 모델하우스를 쉽게 만나게 된다. 건축 전문가가 아닌 고객들은 설계도면만으로 실제로 완공된 집의 모습을 쉽게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완공된 뒤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며 미래에 살게 될 집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바로 모델하우스다. 모델하우스를 보여 주었다면,그와 똑같은 집을 완공해서 인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모델하우스는 고객과의 약속이자 신뢰를 형성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입주할 아파트가 모델하우스와 다르게 지어져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입주자들은 시공사에 강력하게 항의해 해결책을 찾으려 할 것이다. 실제로 모델하우스를 통해 보여준 1층 전용정원이 모델하우스에서 본 것보다 면적이 좁아졌다며 아파트 입주민이 모 건설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건설회사에 책임을 물은 사례가 최근 보도된 적이 있다. 모델하우스를 보고 구매하기로 결정한 고객의 신뢰를 위반한 책임을 지게 한 것이다. 한편 모델하우스를 통해 예비 입주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설계의 미비한 점을 보완해 나간다면 고객에게 약속한 것보다 더 나은 아파트를 공급하게 되는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모델하우스는 고객과의 약속을 뛰어넘어 기대이상의 고객만족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며 프로세스다. 이처럼 모델하우스는 가장 만족스러운 최종 목표를 향한 중간 지표이자 더 나은 최종 결과물을 창출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우리의 삶도 모델하우스를 그려놓고 실제로 그것과 같은 집을 지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마음 속에 구체적인 인생의 모델하우스를 지어 놓는다면,모델하우스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아파트 청약을 망설이는 것과 같이 자신이 가꾸고 꾸며가야 될 인생의 목표가 없어 방황하게 되는 일을 예방하고 안정되고 자신 있는 모습으로 목적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또 막연히 그리는 미래보다는 모델하우스를 기초로 집을 짓는 것처럼 인생 설계를 구체화하고,설계가 미비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면서 목표에 근접해 간다면 우리 삶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다. 마지막으로,우리 개인이나 사회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믿을 수 있는 단계까지 성숙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티븐 코비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에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습관을 기르라고 한 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영적인 부분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가야 진정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명품 얼짱 몸짱 등 눈에 보이는 것만 중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정신적 측면을 고려하는,한 차원 높은 사회를 지향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