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80만명이 전부인 중동의 카타르는 아랍에서 가장 국제적인 나라 중 하나다.


'세계로 난 아랍의 창'이라는 명성을 누리는 알자지라 방송을 국왕 지원으로 10년 전 출범시켰고 세계무역기구의 도하 라운드를 포함한 수많은 국제 회의를 유치했다.


아메드 알미다디 주한 카타르 대사의 부인인 일본인 나오미 알미다디는 "우리는 한 나라의 국민이기 이전에 지구촌에 함께 살고 있지 않느냐"며 국제 결혼을 특별하게 여기는 편견과 통념에 도전한다.


알미다디 여사는 흥미로운 인물이다.


외모로선 믿어지지 않지만 8세부터 14세까지 모두 2남2녀를 둔 어머니이면서 '나오미 마키'라는 처녀적 이름으로 활동 중인 현대 추상화가이자 작곡가다.


서울 이태원 관저 지하실 한쪽에는 작업실,한쪽에는 카타르식으로 꾸민 응접실이 자리잡고 있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녀는 테너 가수였던 부친의 도쿄 콘서트장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아랍어는커녕 영어도 거의 못했다고 소개하며 "그래도 말이 통하는 느낌이었고 편했다"고 했다.


그는 언어 장벽에 대해 "같은 한국 사람끼리도 말이 통하지 않을 때가 많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커뮤니케이션은 언어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갑자기 실크로드 이야기를 꺼낸다.


"두 나라의 인연을 음식에서 느낄 수 있다"며 "카타르와 한국이 실크로드의 동서 양극으로 옛날부터 연결돼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중동에는 실크로드가 개통된 이래 인도를 거쳐 동양의 양념들이 많이 전해져 '아랍양념믹스' 같은 식재료에서 동양의 향과 맛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알미다디 여사가 "시누이에게 배웠다"며 소개한 카타르식 생선찜은 고등어 조림을 연상케 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고춧가루의 칼칼함이 없는 대신 카레 맛이 엷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주재료로는 방어,킹피시,다랑어 등을 쓰고 양념으로는 아랍양념믹스,토마토 페이스트,타마린드 페이스트가 들어간다.


여기에 양파를 껍질만 벗겨 통째로 넣고 감자를 추가한다.


20세기 초 석유와 천연가스가 솟아나기 전 카타르는 해상 왕국으로 수산업과 진주잡이가 발달했다.


그 영향으로 생선이 식탁에 자주 오른다.


이외 전통 식단은 유목민의 땅이었던 중동의 전통이 남아 낙타고기와 양고기,대추야자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동 생활을 해야 했던 옛 중동 유목민은 이런 재료들을 조리하기 쉽게 잘라 가지고 다니면서 손으로 먹었다.


알미다디 여사는 "지금도 카타르의 응접실에는 식탁이나 밥상이 없다"며 "카펫을 깔고 모두 둘러앉아 먹는다"고 소개했다.


마트피와 함께 먹는 스위트 라이스(단 밥)도 별미다.


사탕수수설탕(비정제설탕)과 물을 1 대 3의 비율로 섞어 밥을 짓는데,먼저 설탕을 약한 불에 녹이고 물과 쌀 순서대로 추가한다.


스위트 라이스를 제대로 만들려면 우리쌀이 아니라 찰기가 없는 대신 향이 좋은 인도산 바스마티 쌀을 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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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피(카타르식 생선찜) 만들기 ]


◆재료


생선(방어,킹피시,다랑어 등) 1마리,꽈리고추 6∼7개,양파 2개 반,감자 3개,토마토 페이스트,타마린드 페이스트,소금,후추,아랍양념믹스,말린 라임,계피,고수 약간


◆만들기


[1] 생선을 토막내 찜용으로 준비한다.


[2] 생선 토막에 아랍양념믹스,소금,후추로 간한 후 올리브 오일에 충분히 익을 때까지 볶는다.


[3] 말린 라임,계피,고수,꽈리고추,채 썬 양파 반 개를 올리브 오일에 볶은 후 토마토 페이스트,타마린드 페이스트,물 5컵을 넣고 20분간 끓여 소스를 만든다.


[4] 소스에 양파는 껍질을 깐 후 통째로,감자는 2등분해 넣고 완전히 익을 때까지 끓인다.


[5] 볶은 생선을 넣고 조린다. 국물이 자작하게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