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최우수선수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는 한국에는 미국프로풋볼(NFL) 톱스타이기 이전에 한국계 선수로 더 잘 알려져있다.


워드는 1976년 3월8일 서울에서 주한미군이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하인스 워드 시니어와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55)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뒤 이후 한 번도 한국 땅을 밟아보지 못했지만 오른 팔에 `하인스 워드'를 한글로 새겨넣을 정도로 어머니의 나라에 대한 애착은 강하다.


워드는 슈퍼볼이 열리기 전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슈퍼볼을 지켜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는 절반이 한국인인 만큼 한인사회를 대표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워드는 와이드리시버 프로 8년차로서 이번에 슈퍼볼을 계기로 슈퍼스타 가운데서도 톱 스타로 거듭났다.


키 183㎝, 몸무게 97㎏으로 기술이 빼어나거나 하드웨어가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와 낙천적인 인생관, 성실함으로 특급의 위상을 지켜가는 선수다.


워드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 리시브 전진 1천야드 이상을 기록하고 프로볼(올스타전)에도 출전하는 등 특급의 지표를 충족해 왔지만 올해는 1천야드를 25야드차로 놓치고 프로볼에서 발탁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개인통산 기록은 127경기 출전에 574리시브(52터치다운), 7천30야드 전진.

워드는 명예의 전당에 오른 존 스톨워스(1974-87년.357개)를 제치고 피츠버그에서 개인통산 최다 리시브를 잡아낸 선수로, 피츠버그의 프랜차이즈 간판이자 팀의 정신적인 리더다.


워드를 설명하면서 항상 소개가 빠지지 않는 인물은 워드를 키워낸 어머니 김영희씨다.


김씨는 엄하면서도 헌신적인 `한국 현모'의 전형이었다.


`흑인과 결혼했다'는 집안의 비난을 피해 미국에 건너왔지만 곧 배우자와 헤어졌다.


영어를 못해 직업이 변변찮았던 탓에 워드의 양육권도 전 남편에게 빼앗겼지만 어린 아들이 눈에 밟혀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애틋한 모정을 잊지 못하고 2학년 때 아버지집에서 도망쳐온 워드를 조지아대에 진학할 때까지 돌봤다.


시간당 4달러25센트 정도를 받는 접시닦이, 호텔 청소부, 식료품 가게 점원 등 하루에 세 가지 일을 하면서도 워드가 끼니를 거르지 않고 깨끗한 옷을 입으며 운동하도록 정성을 다했다.


잠도 거의 안 자고 종일 일하면서도 끼니 때마다 워드에게 밥을 차려주러 일터 에서 집으로 왔다 가곤 했다고 한다.


`공부하라', '늘 겸손하라'는 끊임없는 엄마의 채찍질 덕분에 워드는 체육특기자임에도 학업에서도 우등생이었고 모범생 기질이 몸에 붙어 대학 때도 성적이 좋았다.


워드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대학풋볼에서 쿼터백, 와이드리시버, 러닝백 등 3개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유례없이 다재다능한 선수로 성장했다.


지금도 어머니 얘기만 나오면 눈시울을 붉히는 워드는 "엄마는 나를 위해 뼈 빠지도록 일했다.


거기서 성실, 정직, 사랑 등 모든 가치를 배웠다"며 "나는 뭘 하더라도 어머니가 베푼 은혜를 갚을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