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이 천황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주장한 것과 관련해 "한마디로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라는 반응이다. 정부 당국자는 30일 "문제의 본질은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이 합사되어 있다는 점"이라며 "그런 곳에 일본 행정부의 수반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일본의 상징인 천황이 참배한다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러나 일본의 망언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별도의 논평을 내지는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국내외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 신사참배 주장을 꺾지 않고 있는 아소 외상의 발언에 불필요하게 대응할 경우 신사참배를 옹호하는 일본내 우파를 결집시켜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어 보인다. 아소 외상은 28일 나고야시에서 열린 공명당 의원 모임에 참석해 "(야스쿠니의) 영령은 천황 폐하를 위해 만세라고 했지 총리 만세라고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면서 "천황폐하가 참배하는 것이 최고"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소 외상의 이 발언은 1975년 이후 중단된 일본 천황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재개토록 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우리 정부가 강력히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정치인 시절에도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적극 지지해온 아소 외상은 지난해 11월26일 가나자와(金澤)에서 열린 강연에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아시아에서 일본이 고립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야스쿠니 이야기를 하는 국가는 세계에서 한국과 중국 뿐"이라고 망언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아소 외상의 발언 수위가 도를 넘었다고 보고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한 인근 국가와 국제사회가 보여온 깊은 우려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지각없는 처사"라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아소 외상이 과거 실종됐다고 주장해온 11명과 일본으로 돌아온 5명 이외에도 34명의 추가 납북자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우리 정부가 코멘트할 입장에 있지 않다"면서 "북일 간에 논의돼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