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귀성객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오전 철도역과 버스터미널, 공항 등에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고향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귀성객이 몰리면서 `민족대이동'을 실감케 했다. 이번 설 연휴가 사흘밖에 되지 않아 귀성ㆍ귀경길이 다른때보다 더욱 정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교통부와 각 관계 기관 합동으로 구성된 정부합동특별교통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근무를 마친 직장인과 학생이 고향길에 오르면서 주요고속도로가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특히 귀성은 28일 오전, 귀경은 30일 오후 집중될 전망이다. ◇ 고속도로 27일 오전 `아직은 소통 원활' = 정부는 27∼31일 5일간을 설 연휴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설정하고 정체 구간에서의 소통을 위한 현장 대책 활동에 들어갔다. 전국적인 이동인구는 6천405만명(연인원 기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합동특별교통대책본부는 설연휴 기간 고속도로 이용차량이 1천498만대, 수도권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289만대로 잡고 있으며 서울∼부산 고속도로의 경우 연휴 첫날과 마지막날 운행소요시간이 9시간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이번 설 연휴는 사흘로 28일 귀성길과 30일 귀경길이 가장 혼잡할 것으로 보이며 귀성시 최대소요시간은 서울∼대전 5시간50분, 서울∼부산 9시간, 서울∼광주 8시간30분으로 추정되고 있다. 귀경시 혼잡은 더욱 심해져 서울∼대전 6시간, 서울∼부산 9시간20분, 서울∼광주 8시간30분 가량으로 예상되나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경우 소요시간은 이보다 1∼2시간 정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대중교통수단의 수송능력을 최대한 높이기로 하고 고속버스의 경우 하루 평균 운행횟수를 6천916회로 늘렸다. ◇고속도로 진.출입 통제 및 임시도로 개통 = 경부선 서초IC∼신탄진IC(137㎞) 구간은 상하행선 모두 27일 정오부터 30일 밤 12시까지 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되며 서울 남부시외버스터미널∼서초IC, 사평로 삼호가든사거리∼반포 IC 구간은 양 방향 임시 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된다. 27일 정오∼29일 정오까지 경부선 잠원, 서초, 반포, 수원, 기흥, 오산IC와 서해선 매봉, 비봉IC, 영동선 용인IC는 진입이, 양재, 잠원, 서초IC는 진출이 각각 통제되며 29일 정오∼30일 밤 12시에는 경부선 안성, 오산, 기흥, 수원IC 및 중부선 곤지암IC, 서해선 발안, 비봉, 매송IC, 영동선 양지IC시에서는 진입이 통제된다. 정부는 현재 공사중인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 82㎞를 25일 조기 개통했으며 확장중인 남양주시 진건읍 사능리∼호평동 구간 등 13개 국도 구간 66.5㎞를 27일 새벽 0시부터 31일 밤 12시까지 임시 개통키로 했다. 지하철 및 광역ㆍ간선버스는 29∼30일, 수도권 전철은 30∼31일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된다. 27일 오전 4시∼31일 오전 4시에는 개인택시 부제가 해제된다. ◇역ㆍ터미널 오후부터 `북적' = 서울역 등 서울시내 기차역과 고속버스터미널도 27일 오후부터 귀성객들로 북새통을 이룰 전망이다. 철도공사는 27∼31일 KTX 130편을 증편해 810편의 열차를 운행하며 새마을호는 15편을 증편한 100편, 무궁화호는 40편을 증편한 155편을 운행한다. 지난해 11월29일부터 예매가 시작된 추석 KTX와 열차승차권은 대부분 매진됐지만 심야 시간대의 일부 좌석이 남아 있으며 입석과 상행선 좌석은 시간대별로 여유가 있다. 서울역은 27일 하루 7만3천명이 이용하는 등 설 연휴 기간 26만9천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용산역도 이날 하루 3만5천명이 이용하는 등 지난해에 비해 이용객이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전남 고창으로 향하던 한근상(39)씨는 "폭설이 내린 호남지방은 귀성객들이 피해지역 복구도 도와야 하는데 휴일이 짧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을 찾는 최은정(18ㆍ여)양은 "고2라 앞으로 2년 동안 입시 때문에 못 내려갈 것 같아 느낌이 새롭다"고 설을 맞는 소회를 밝혔다. 역 관계자들은 설 연휴 기간 역귀성객도 6∼7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은 오전부터 귀성 인파가 몰리고 있다. 오전에 출발하는 고속도로 노선은 좌석이 남아 있어 터미널에 도착하면 현장에 서 표를 구할 수 있지만 호남선의 경우 완전 매진 상태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따르면 27일 호남선 구간은 완전 매진상태이며 다음날은 예매율 53%를 보이고 있고 경부선은 27일 70%, 부마선은 93%, 영동선은 60%의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호남선은 501대의 차량을 증편했으며 경부선은 488대를 증편했다. 전남 영광으로 향하던 정종일(39)씨는 "어제 집사람과 딸은 고향으로 내려갔으며 오늘 혼자서 선물로 산 양주와 커피세트를 가지고 고향을 찾는다"며 "고향 친구와 친지들 만날 것을 생각하니 흐뭇하다"고 말했다. ◇ 서울발 지방행 항공 노선 `매진' = 김포공항의 경우 27일 오전 6시55분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는 KE1201편을 시작으로 서울발 지방행 전노선이 매진 상태며 지방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편은 60% 정도의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28일 김포공항에서 지방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전 노선이 매진됐다. 대한항공은 27∼31일을 `특별운송기간'으로 정하고 평소 일일 100편 내외를 운 행하던 것에서 85편을 증편해 귀성객 수송에 나서며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총 72편을 증편했다. 특히 설 연휴인 28∼30일에는 5만여명의 귀성ㆍ귀경객이 항공편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에는 설 연휴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동남아, 일본, 중국 등 단거리 해외 여행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면서 국제선 30편이 증편돼 여행객들을 수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