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북한이 돈세탁에 대한 국제기준을 준수하겠다는 뜻을 시 사했다고 밝혀, 이로써 위폐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북미간 위폐 공방에 숨통이 트일 경우 이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진 차기 6자회담이 2월 중에 속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힐 차관보는 25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8일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베이징(北京) 회동에서 "돈 세탁에 대한 국제규범에 동의할 준비를 할 것이며 이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협력을 희망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어 "말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행동에 더 관심이 있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비치기는 했지만, 김 부상의 국제규범 준수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이 그동안 위폐 제조 및 유통은 물론 돈세탁 혐의에 대해서도 완강하게 부인해왔다는 점에서 김 부상의 이러한 언급은 타협점을 찾을 뜻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스콧 매클렐런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내 생각에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기를 원한다는 일부 징후(some indications)가 있다"고 말해 위폐문제와 6자회담 재개 여부와 관련, 희망적인 신호를 보냈다. 매클렐런 대변인이 북미간 위폐 문제가 불거지고 북한이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를 6자회담 복귀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이래 이처럼 낙관적인 메시지를 낸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정부 당국자도 "메클렐런 대변인의 발언은 전체적으로 봐서 긍정적인 얘기로 들린다"고 말했다. 앞서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도 19일 힐-김계관 회동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관한 `긍정적 신호'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구체적인 회담 날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는 신호에 큰 무게를 두지 않는다"고 말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유연한 제스처가 있었음을 전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이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