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0일 2.64%(35.86포인트) 떨어지면서 지난 13일 이후 한 주 사이에 6.4%(91.5포인트) 하락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은 훨씬 심각했다.


코스닥시장은 한 주 새 10.8%나 폭락했다.


양 시장을 합해 시가총액이 나흘간 54조원이나 허공으로 사라졌다.


◆증세(增稅) 우려가 직격탄


최근 증시의 급락세는 여러가지 악재가 복합돼 나타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작년 11월 초 이후 증시가 쉼없이 상승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가운데 최근 유가 상승과 원화 강세(환율 하락),국내외 IT(정보기술) 기업의 실적 부진,해외 증시 불안 등의 각종 악재들이 속속 나오면서 일시에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서정광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코스닥시장은 최근 2조7000억원을 넘어섰던 개인의 미수금이 주가 급락으로 일부 정리된 결과 수급이 꼬여 유가증권시장보다 낙폭이 훨씬 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 투매현상은 지난 18일 대통령 신년 연설 이후 확대된 '증세 가능성'이 가장 큰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많은 증시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소득세 포괄주의 도입이나 주식차익양도세 과세설 등에 대해 정부가 부인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신년 연설 이후 결국 세금 확대가 불가피해질 것이란 '우려'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며 "투자심리가 가뜩이나 안좋은 상황에서 이런 우려는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를 확대시켰다"고 해석했다.


◆기간 조정 이어질듯


상승세가 이번주 들어 크게 훼손된 만큼 국내 증시는 당분간 조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추가 급락하는 '가격조정'보다는,바닥다지기를 하면서 횡보하는 '기간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윤학 연구위원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310선에서 지지를 받을지 여부에 따라 조정의 폭과 기간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코스닥은 이날 60일선이 붕괴된 만큼 향후 한두 차례의 투매현상이 더 나오면서 600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정광 팀장은 "코스닥시장은 전고점(760선) 대비 100포인트가량 급락해 가격조정이 충분해진 만큼 620~640선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