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반등 하루 만에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세금 인상 가능성 시사 등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게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다. 증시 급락으로 나흘간 54조2500억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20일 코스피지수는 35.86포인트(2.64%) 급락한 1324.78로 마감돼 한 달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40.26포인트(5.71%) 추락한 665.31로 장을 마치며 2002년 6월26일 이후 3년7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이날 증시는 전날 미국 증시의 반등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수세를 기반으로 10포인트 이상 오름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현·선물 가격 차에 따른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이 급증하면서 지수는 순식간에 마이너스로 돌변했다. 유가증권시장이 무너지자 코스닥시장의 경우 일부 개인을 중심으로 투매 양상으로까지 번지며 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이경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돌발 악재가 나타났다기보다는 증시가 기대했던 큰 폭 반등에 실패하자 대기하고 있던 매물들이 쏟아져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정부가 소득세 포괄주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까지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으면서 개인들의 투매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뚜렷한 반등 계기도 찾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증시 조정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득세 포괄주의=세법에 규정돼 있지 않아도 유사한 소득에 대해서 세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말한다.


과세 요건과 대상을 법에 명시하는 '열거주의' 의 반대 개념이다.


지금은 이자,배당,연금,기타소득 등에 대해서만 과세하지만 이 방식이 도입되면 소득 유형에 관계없이 전체소득을 합산해 세금을 매기게 된다.


미국이 소득세 완전포괄주의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