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를 되찾는 듯 했던 증시가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무너져내렸다.세금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주식시장을 재차 흔들었다. 2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5.86포인트(2.6%) 하락한 1324.78로 한 주를 마감했다.연초 고점(1426P) 대비로 100포인트 넘게 밀려났다 코스닥은 665.31로 40.26포인트(5.7%) 폭락하며 나흘째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한 주 동안 지수 하락폭은 81.03포인트. 한 시장관계자는 "지난 연말 黃風을 시작으로 換風-稅風으로 이어지는 폭풍우에 주식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증시가 상승했다는 소식에 지수는 오름세로 출발하며 조심스럽게 바닥 구축을 시도하는 듯 했다.그러나 전장 후반부터 소득세 포괄주의 도입설이 급작스럽게 나돌며 사흘 전 주식양도차익 과세설에 이어 두 번째 稅風이 주식시장을 급습했다.정부 관계자가 이를 부인하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으나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1484개의 종목이 하락, 상승 종목수 298개를 압도하며 위축된 시장 심리를 대변했다. 외국인이 4513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이틀 연속 저가 매수에 나섰으나 개인과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투매에 가까운 팔자를 보이면서 지수를 순식간에 끌어내렸다. 기관과 개인의 순매도 규모는 각각 2278억원과 195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고 프로그램은 1673억원 매도 우위였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삼성증권과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이 폭락하면서 증권업 지수가 8% 넘게 빠졌다.의료정밀과 운수창고, 제약 등도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한때 70만원선을 회복했던 삼성전자가 보합 수준까지 밀려나 결국 0.2%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한국전력과 국민은행,현대차,POSCO,LG전자 등도 모두 장 중 내림세로 돌아서며 급락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닷새 만에 반등했던 SK 주식값도 떨어졌다. 올해 펀더멘털 개선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 한국타이어가 약세를 보였고 하이닉스도 일본이 D램에 대한 상계관세를 부과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6.1% 급락했다. 반면 현대백화점과 대우인터내셔널은 각각 0.6%와 1.8% 상승하며 급락장에서 돋보였다. 코스닥에서는 다음이 하한가까지 밀려난 것을 비롯해 NHN과 다음,CJ인터넷,인터파크 등 인터넷주들이 일제히 밀리면서 지수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LG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아시아나항공,CJ홈쇼핑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LCD TV 성장 수혜주라는 평가에 힘을 받은 에이텍이 2% 넘게 오르며 선전했다.거래 첫날인 오늘과내일이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한편 한중일 합작 법인을 설립키로 했다고 밝힌 한글과컴퓨터는 한때 상한가까지 뛰어 올랐으나 상승 탄력이 1.8%로 줄어들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35개 종목이 상승했으나 하락 종목수 660개에 미치지 못했다.코스닥에서는 상한가 25개를 비롯해 134개 종목이 상승했고 765개 종목은 떨어졌다. 동부증권 김홍곤 리서치 센터장은 "최근 급락이 자연스러운 조정이기는 하나 금융과 M&A 관련 대형주 등을 중심으로 한 과다한 밸류에이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조정 국면이 다소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코스피 전망치를 1250~1578포인트로 유지.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