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정보기술(IT) 및 인터넷 업종의 대표주인 미국의 인텔과 야후가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아 18일 국내 증시에서 관련 업종들의 주가가 휘청거리고 있다. 인텔과 야후의 부진은 전세계 동종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내의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인텔.야후 4분기 실적부진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은 4.4분기 순이익이 25억달러(주당 40센트)를 기록, 전년 동기 21억달러(주당 33센트)에 비해 16% 늘었지만 시장예상치인 주당 43센트에는 크게 미달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포털 업체인 야후의 4.4분기 순이익은 6억8천300만달러(주당 46센트)로 전년 동기 3억7천300만달러(주당 25센트)에 비해 83% 급증했다. 그러나 중국 관련 사업 등 특별 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16센트를 기록, 1년 전의 13센트를 웃돌았으나 시장 기대치 17센트에는 못미쳤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단기급등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가운데 세계 IT와 인터넷업종 대장주인 인텔과 야후가 부정적인 실적을 내놓음에 따라 국내의 관련 기업들 주가도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 업종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도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IT업종, 조정지속 전망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2.44%)와 하이닉스[000660](-5.94%), LG전자[066570](-2.35%), 삼성SDI[006400](-0.99%), LG필립스LCD[034220](-2.04%) 등 국내 간판 기술주들이 속락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인텔과 같이 반도체가 주력업종이라는 점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LG전자, LG필립스LCD, 삼성SDI 등은 넓은 의미의 IT주라는 이유로 동반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인텔의 부정적인 실적 전망에도 반도체업종의 향후 전망은 여전히 밝기 때문에 IT기업들의 주가는 큰 폭의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한국투자증권 민후식 연구위원은 "인텔이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았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이라고 전제하고 "IT업체들이 최근 긍정적인 전망에 힘입어 급등한 점을 고려하면 추가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텔이 올해 투자규모를 작년보다 17% 늘어난 68억 달러로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은 반도체업종의 장기적인 성장기조는 훼손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위원은 "IT업종의 1.4분기 실적도 중국의 춘절 특수가 끝난 후 개선세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IT종목들에 대해서는 주의해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위원은 "인텔의 실적부진은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실적부진의 주요원인이 업종자체의 부진보다 기업 내부에서 말미암은 만큼 지나치게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인터넷업종은 단기조정 후 재상승" 코스닥시장의 견조한 상승세를 주도해 온 인터넷 업종이 하락한 것은 지금까지의 상승 부담감에 세계 최대 인터넷포탈 업체인 야후의 실적 부진까지 겹친 결과다. 인터넷업종은 전날 일본 라이브도어의 주가 조작으로 타격을 받은데 이어 해외에서 또 다른 충격이 가해진 셈이다. 인터넷주는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NHN[035420]이 5%대 떨어져 거래되고 있으며 다음[035720]과 KTH[036030]가 8%대, 엠파스[066270]가 4%대 하락률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인터넷업종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한 뒤 국내 인터넷업체들의 실적이 확인되는 1월 말이나 2월 초가 되면 재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우증권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의 하락세는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바람'으로 봐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조정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인터넷업체들은 4.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단기간 추가 조정을 거친 뒤 실적이 확인되는 시점부터 재상승하는 `V자형'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강록희 애널리스트도 "그 동안 많이 올랐던 게 부담이었던 데다 시장 예상을 밑돈 야후의 실적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면서 "NHN과 다음 등은 기초여건이 좋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 조정을 거쳐 재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박성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