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 2편이 잇따라 선보인다.


프랑스 장자크 아노 감독의 '투 브라더스' (20일 개봉)와 디즈니의 애니매이션 '치킨 리틀'(26일)이다.두 작품은 호랑이와 병아리 등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가족사랑을 보여준다.재미와 교훈을 갖춰 가족이 함께 보기에 적합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투 브라더스'는 곰이야기를 다룬 '베어'(1988년) 이후 아노 감독이 17년 만에 내놓은 동물 영화. 20세기 초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지 근처 밀림을 배경으로 평화로운 호랑이 가족이 유물도굴꾼 에이든(가이 피어스)에 의해 풍비박산이 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부모 호랑이를 잃은 어린 형제 호랑이는 서커스단과 총독 일가에 각각 보내져 성장한 뒤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이 작품은 호랑이의 시각으로 인간세상을 살펴보도록 하는 게 특징. 관객들은 호랑이에게 감정을 이입해 동물의 입장에서 인간을 돌아보게 된다. 새끼 호랑이가 자기 엄마를 죽인 에이든과 친밀한 사이가 되는 아이러니컬한 운명은 인간과 자연의 공생이란 메시지를 전달한다. 찬란한 문명이 꽃피었던 앙코르와트 유적지가 맹수들의 서식처가 됐다가 인간들에 의해 다시 점령되는 과정은 인간과 동물이 번갈아 지배해 온 지구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치킨 리틀'은 '좌충우돌' 병아리를 통해 가족 간 사랑과 친구 간 우정을 돌이켜보게 하는 애니메이션. 뜻하지 않은 실수로 마을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 뒤 '왕따'가 된 치킨 리틀이 명예회복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이다. 치킨 리틀이 우연히 꼬마 외계인과 친구가 되는 동안 꼬마를 찾으려는 외계인 부모가 동네를 습격한다. 소도시의 학교생활로 시작된 이야기는 우주전쟁 양상으로 비약된다.'우주전쟁''킹콩''미지와의 조우' 등 낯익은 SF영화를 패러디함으로써 상상력을 자극하고 웃음을 전달한다. 치킨 리틀에 대한 아빠 닭의 애정과 꼬마 외계인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병치시켜 가족애는 모든 생명체의 본질임을 전해준다.


병아리와 닭,돼지,물고기 등 의인화된 캐릭터가 재치있게 그려져 있다. 특히 치킨 리틀이 도너츠로 만든 역기를 들어 올리거나 콜라병을 로켓엔진 삼아 날아오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캐릭터와 배경을 확연히 분리시켜 묘사한 화면은 입체감이 뛰어나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