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이 일본프로야구 최고인기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이 유력해짐에 따라 같은 센트럴리그에 소속된 '흑곰' 타이론 우즈(37.주니치 드래곤스)와의 맞대결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 가고 있다. 이들은 홈런왕 경쟁을 통해 한국 야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이승엽의 요미우리행이 확정되면 지난 2002년 이후 4년만에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대포 대결을 벌이는 셈이다. 두산 베어스에서 '코리안 드림'을 이룬 뒤 2003년 일본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로 진출한 우즈는 그 해 40홈런, 2004년 45홈런을 쏘아올리며 2년 연속 센트럴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지난해 2년간 110억원(추정)의 잭팟을 터뜨리며 주니치로 이적했다. 우즈는 2005년에도 38홈런으로 리그 홈런 3위에 오르며 간판 용병으로 자리매김했다. 고타율(0.306)과 함께 103타점(리그 4위)을 올려 몸값을 확실히 해냈다는 평가다. 일본 통산 홈런은 123개. 반면 2004년 퍼시픽리그 지바 롯데 마린스에 진출한 이승엽은 첫 해 일본 야구 적응에 실패, 1,2군을 오가는 '통과의례'를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팀내에서 가장 많은 30개의 아치를 그리고 82타점을 올리는 등 발군의 활약으로 '아시아 홈런왕'으로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일본 통산 홈런은 44개로 아직 우즈의 홈런숫자에는 한참 못미친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인터리그에서 이들은 맞붙었다. 6게임을 치른 결과 우즈는 롯데전에서 2홈런(타율 0.227)에 그친 반면 이승엽은 0.524(21타수 11안타)의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함과 동시에 5홈런을 몰아쳐 우즈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요미우리가 이승엽을 영입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그가 리그 최대 라이벌 주니치전에서 보여준 신들린 활약이 강한 인상을 남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요미우리는 2003년 이후 3년 연속 주니치에 성적에서 뒤지고 있는 터라 대포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이승엽이 우즈와의 파워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은 물론 주니치전에서 맹타를 휘둘러 승리를 가져다 주기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도입 첫해이던 1998년 OB 유니폼(현 두산)을 입고 데뷔한 우즈는 그해 42홈런을 터뜨리며 장종훈이 세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41개)을 단숨에 넘어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1997년 32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던 이승엽이 자극을 받은 건 당연지사. 그는 이듬해 54홈런으로 우즈의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후 2002년까지 벌어진 이들의 홈런레이스는 다양한 볼거리를 내세우며 팬들의 이목을 야구장으로 끌어 모았다. 4년만에 일본에서 벌일 이들의 대포 대결이 한국에서처럼 흥행으로 연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