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재벌기업 중 삼성, LG, 현대차그룹이 임원인사를 마친 가운데 SK그룹만 임원 인사가 좀처럼 나지 않아 지연 배경과 인사 내용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당초 이달 중순까지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달말에나 인사가 날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인 SK㈜의 임원 인사안이 확정돼야 이에 맞춰 다른 계열사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수 있는데 인천정유에 파견할 임직원 선정이 마무리되지 않아 인사안의 골격이 짜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23일께 열릴 예정인 SK㈜ 이사회에서 주요 임원 인사가 확정되면 조만간 그룹 차원의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SK㈜는 인천정유 인수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경영지원부문장 최상훈 전무 등이 인천정유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임원 4-5명이 인천정유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천정유로 파견될 임원 명단이 확정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공백을 채울 연쇄 자리이동 및 조직개편 계획을 짜는 작업도 당초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인사에서 최대 관심사는 계열사간 임원급 인력 교류 규모다. 최태원 SK 회장은 작년 3월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친정 체제를 확실하게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인사에서는 새로운 그룹 경영 이념인 `따로 또 같이'의 확산 및 수출 증대를 위해 계열사간에 대대적인 인력 교류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등 최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던 인물의 거취 및 친인척들의 자리이동 여부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분식회계 사건 이전에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과 더불어 실세 중의 실세로 군림했던 김 부회장은 최 회장과 같이 옥고를 치른 뒤 작년 3월에 SK케미칼 부회장을 맡으면서 향후 그룹 경영의 핵심에 복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왔다. 2004년 3월 분식회계 및 소버린 사태 등으로 인한 오너 일가 일괄퇴진 방침에 따라 SK텔레콤 부사장직에서 물러났다가 작년 10월 SK엔론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 회장의 친동생 최재원씨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또 최 회장의 사촌 동생으로 현재 SK케미칼 부사장 겸 개인 최대주주인 최창원씨의 SK케미칼 사장 선임 가능성을 놓고도 그룹 내부에서 이야기가 분분한 상황이다. 최 회장의 사촌형제인 최신원ㆍ창원 형제는 작년에 SKC와 SK케미칼 보유지분을 수시로 늘리면서 이들 형제를 주축으로 하는 화학과 생명과학 계열 분리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밖에 최 회장과 같은 고려대 출신의 40대 신(新)실세로 분류되는 유정준 해외사업(R&I)부문장과 그룹의 구조조정본부격인 투자회사관리실(CMO) 인사담당 임원인 김태진 상무, 조기행 투자회사관리실 재무개선담당 전무의 움직임도 흥미를 끄는 대목중의 하나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