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48).다음 달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딸을 가진 그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미국 베벌리힐스 지역 주택 매물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캘리포니아 지역의 2년제 전문대인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우선 어학 능력을 쌓은 뒤 UCLA 편입을 계획하고 있는 딸과 함께 지낼 집을 구하기 위해서다.


당초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작은 단독 주택을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최근 해외부동산 취득 한도가 100만달러까지 확대돼 조금 무리해서라도 베벌리힐스에 모녀의 보금자리를 마련키로 결정했다.


일단 7억원(70만달러) 정도의 자금을 마련하고 나머지 모자란 돈은 미국의 모기지 론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정부가 해외부동산 취득 요건을 대폭 완화함에 따라 해외부동산 구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는 △관광 비자만으로 주거용 해외부동산 취득이 가능해진 데다 △2년간의 해외체재 사실 확인도 사후심사제로 바뀌고 △해외부동산 취득 한도도 50만달러에서 100만달러로 두 배 확대돼 자녀들을 유학 보낸 기러기 가족들의 해외부동산 취득이 한결 쉬워졌다.


미국에 본사를 둔 해외부동산 컨설팅업체 뉴스타부동산에는 올 들어 하루 15~20통씩 해외부동산 구입문의 상담이 잇따르고 있다.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전화가 대부분이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근교 등 미국 서부권 주택에 대한 문의가 많다.


양미라 뉴스타부동산 과장은 "투자 관점에서 고급 주택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며 "집을 구입한 뒤 남는 방 1~2개 정도를 한국 유학생들에게 다시 임대할 계획을 가진 기러기 가족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