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는 지난해 11월 줄기세포 의혹이 불거진 이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3번의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 과정에서 공식적인 자리는 아니었지만 서울대 교수직 사퇴 선언을 하면서도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황 교수는 고비고비마다 사과와 해명을 했지만 이도 뒤에 가서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급박한 상황에 내몰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한 세차례의 공식 기자회견은 황 교수의 `말바꾸기'가 명백하게 드러난 자리였다. 황 교수는 현란한 말솜씨를 선보였지만 진실 규명을 위한 언변은 아니었던 셈이다. 그가 첫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지난해 11월24일 서울대 수의대 강당에서 였다. 황 교수 연구팀 소속 연구원의 난자 제공 의혹이 MBC PD 수첩을 통해 불거지면서 수세에 몰리자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당시 그는 "2명의 여성 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으나 자신은 이를 뒤늦게 알았으며 오히려 만류했다고 주장했다. 뒤늦게라도 이를 밝히지 않은 것은 연구원들의 프라이버시 보호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심정으로는 연구직까지 사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대 조사위 보고서에 따르면 난자를 기증한 연구원은 황 교수와 함께 황 교수 차로 미즈메디 병원으로 가 난자를 채취했다. 국민을 상대로 명백한 거짓말을 한 셈이다. 두번째 기자회견은 지난해 12월16일 있었다. 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사과했다. "맞춤형 줄기세포가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테라토마 사진조작 의혹 등 여러 심각한 실수와 허점으로 성과를 퇴색시키고 갈등을 조장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은 우리 연구팀은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고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했으나, 줄기세포를 만든 흔적도 원천 기술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나아가 "이 원천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재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과 배려를 주시면 그 과정까지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이어 그는 12월23일 서울대 조사위가 2005년 논문이 고의로 조작됐다는 중간 조사결과 발표를 하자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린데 대하여 만분지 일이라도 사죄하는 심정으로 지금 이순간 서울대 교수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국민 여러분께서 반드시 이를 확인하실 것"이라고 강변했다. 황 교수는 12일 기자회견에서도 거듭 사죄의 뜻을 표명한 가운데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없음을 확인하면서, 줄기세포 배반포 단계까지는 갔으나 이를 배양해야 할 미즈메디 병원이 제대로 못했다며 책임을 미즈메디 병원에 전가했다. 황 교수의 꼬리에 꼬리를 문 `말 페레이드'의 결과는 앞선 말의 번복과 부정이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