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으로 복귀한 정동영(鄭東泳) 전 통일부장관이 11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방선거에서 `제2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47석의 초미니 여당을 4.15 총선에서 152석의 과반여당으로 탈바꿈시켰던 경험을 되살려 지지율 1위를 탈환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이를 `Again(어게인) 4.15'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표현했다. 당 복귀 이후 정 전 장관은 신중한 모습으로 일관해 "스타일이 바뀐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이날 만큼은 `몽골기병론'을 외치던 시절보다도 더욱 단호하고 자신에 찬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당원 여러분께, 국민 여러분께 반드시 봄이 오는 소리를 들려드리겠다"며 "올 봄 개나리꽃이 필 무렵, 우리당 지지율 1위를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특히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경험과 리더십을 부각시켰다. 그는 "소수정예 벤처기업을 대기업으로 만든 경험을 살려 주식회사 우리당을 한번 투자하면 절대후회하지 않을 블루칩으로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어 현재 우리당의 가장 큰 문제를 "여당이 여당답지 못하게 하나가 되지 못하고, 국민 눈에 사분오열로 비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야당의 경우 내부 논란이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여당에서 내부 논란이 발생할 경우 국민이 등을 돌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은근히 자신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인 아드보카트에 비교하기도 했다. 월드컵 4강 진출 이후 기강이 해이해진 국가대표 축구팀을 아드보카트가 부활시킨 것처럼, 4.15 총선 이후 최대 위기를 맡고 있는 우리당을 자신이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 "팀원 11명의 능력은 세계최고가 아니지만, 아드보카트는 팀의 융합과 조직력을 잘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당.정.청 관계에 대해서도 "당.정.청은 운명공동체"라며 융합을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친노직계가 중심이 된 의정연이 "당권파로서 그동안의 당 운영과정에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라고 자신을 공격한 것에 대해 "정동영과 당원들의 관계를 갈라놓고 반사이익을 취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는 소리"라며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통일부장관으로 입각한 뒤 18개월간 남북회담과 6자회담에 정신에너지 100%를 쏟아붓느라 당을 배후조종할 겨를이 없었다"고 일축한 뒤 "당권파라는 말 자체가 신기남, 이부영, 임채정, 문희상, 정세균 등 후임 당 의장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44명인 우리당 의원 한 사람씩이 0.1%씩 지지율을 올리면 15% 가까이 지지율이 올라간다"며 "누구 때문에 당이 이렇게 됐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당 지지율을 끌어내리지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한다"고 역공을 펴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전대에서 `빅 매치'를 벌일 상대방인 김근태(金槿泰) 전 복지부장관에 대해 "훌륭한 지도자"라고 평가한 뒤 "좋은 협력으로 우리당을 살리는데 시너지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실용과 개혁 논쟁은 허깨비이고, 그것 때문에 당이 망가졌다"라고 발언하는 등 김 전 장관에 대한 견제로 비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김 전 장관의 전공분야 격인 복지와 양극화해소 문제에 대해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복지이고, 이것은 양극화 해소와도 관련돼 있다"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개헌 및 지방선거에서의 민주당과 공조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정 전 장관의 전대 출마 선언자리에는 박상돈(朴商敦) 박기춘(朴起春) 박명광(朴明光) 채수찬(蔡秀燦) 의원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