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은행권 처음으로 각 부서의 직무등급을 매기고 부서장에 대한 임금을 차등 지급할 예정이다.


직책에 따른 차등 임금제를 도입하는 셈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본부 71개 부서의 직무등급을 4개로 분류,각 부서장에 대한 임금을 올해부터 차등 지급키로 했다.




급여 차등은 부서의 직무 등급이 높을수록 부장의 직무수당을 더 많이 주는 식으로 이뤄진다.


최상위 등급과 최하위 등급 간 직무수당 격차는 연간 약 700만원에 달한다.


과거에는 직급과 호봉이 동일한 본부 부장들은 직무(직책)에 상관없이 동일한 임금을 받아왔지만 앞으로는 최대 700만원의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직무등급제를 도입키로 한 것은 직무의 가치와 난이도에 따라 직무를 구분하고 그에 맞도록 적절히 임금보상을 해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외국계 은행 등에서는 직무 등급별 급여 차등화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일선 지점장에 대해서는 수신과 여신 규모,직원 수에 따라 지점장 직무수당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마련한 직무등급 분류 잠정안에 따르면 전략 재무 인사 자금 수신 신용기획 기업금융부 등 전통적으로 '요직'으로 간주되는 부서가 최상위 등급에 올랐다.


직무의 가치가 높은 반면 직무수행은 어렵고,다른 부서와의 조율 등 관리 범위도 넓다는 점이 최상위 등급으로 평가된 이유다.


2등급에는 연수원 PB사업부 투신상품부 등이 속해 있으며,3등급은 비서실 감찰반 등이 포함됐다.


콜센터 안전관리부 등은 직무가치가 가장 낮은 4등급으로 분류됐다.


이 같은 직무등급 분류는 과거 암묵적으로 공유됐던 주요 부서와 한직의 구분이 이제는 등급과 임금이라는 잣대로 명문화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최상위 등급 부서장들은 사실상 임원 후보 풀(pool)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의 한 부서장은 "은행 전체적으로 보면 중요하지 않는 부서가 없는데도 부서의 경중을 등급과 임금이라는 잣대로 공식화하면 중하위 등급의 부서장은 사기가 저하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측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직책에 따라 임금을 차등화하기 때문에 도입 초기 부서장들은 다소 거부반응을 보일 수 있지만 제도가 정착되면 전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이 본점 부서장에 대한 임금을 직책별로 차등화하기로 함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