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 규제를 완화한 데 대해 '철지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B BW 발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규제완화가 물량 부담을 가중시켜 주가를 희석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들의 CB BW 발행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1년간 발행규모(코스닥시장 기준)가 1조137억원으로 2004년의 2900억원보다 네 배나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CB BW 일반공모 규제 완화는 수급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금감원은 앞서 일반공모 방식으로 CB BW를 발행할 경우 전환·행사가의 산정기준을 '3개 시가(① 1개월 평균종가·1주일 평균종가·최근일 종가의 산술평균 ② 최근일 종가 ③ 청약일 3거래일 전의 종가) 중 높은 가격 이상'에서 '3개 시가의 낮은 가격 이상'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CB BW 투자자의 주가 대비 차익이 더욱 커져 CB BW 발행을 촉진시키게 된다. 하지만 주가 희석으로 기존 주주들은 불이익을 보게 된다. 한 증권사 국제금융팀 관계자는 "2004년만 해도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CB BW규제 완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었다"며 "하지만 지난해에는 증자나 CB BW 발행이 대부분 성공해 자금사정이 좋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들어 각 기업들이 CB BW물량의 상당 부분을 외국인을 대상으로 발행하고 있어 외국인만 수혜를 보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해외CB 발행규모가 국내 발행의 네 배에 달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