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을 토대로 새해 재테크 기상도를 그려 본다면 가장 주목받을 재테크 수단으로는 역시 주식이다. 일부 증권회사의 경우 코스피 지수가 16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마냐냐(Manana) 증시관'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증권회사들은 1500선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 경기가 크게 회복될 가능성이 낮은 데도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보다 노후생활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김영익 대신증권 상무는 "최소한 30년 이상 길어진 노후를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종전처럼 부동산보다는 펀드와 같은 미국식 자산운용방식을 선호하는 과정에서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미 지난해부터 '펀드의 전성시대'라 불릴 정도로 부각된 펀드가 올해도 계속해서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업들의 퇴직연금이 얼마나 활성화되느냐가 증시 모습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저금리 국면이 실질적으로 마무리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10월 이후 콜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지만 미국 금리가 당분간 인상된다고 보면 콜금리는 한두 차례 정도 추가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리가 상승국면으로 전환됨에 따라 국민들의 금융행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예금도 만기가 긴 상품보다는 만기가 짧은 상품으로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는 회전식 예금에 대한 인기가 재연되고 있다. 홍영란 국민은행 서강지점장은 "대출의 경우 변동금리부 대출을 고정금리부 대출로 갈아탈 것인가를 놓고 특히 올 1·4분기에 고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시장은 침체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책요인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와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부동산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금융회사에서 제공하는 담보부 대출 수요가 줄어들 경우 부동산시장의 침체국면은 의외로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금융시장 내부적으로는 외국인들이 판치는 '윔블던 효과'(Wimbledon Effect)이 얼마나 완화될 것인가도 올해 재테크 기상도를 읽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점이다. 만약 윔블던 효과가 더 심화될 경우 우리의 국부가 밖으로 유출되고 일부 대기업까지 경영권이 위협당하는 등 부작용이 심하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정유신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윔블던 현상이 더 심화될 경우 외국자본과 외국 금융회사에 대항할 수 있는 국내자본 육성과 경쟁력 있는 금융투자회사(IB) 설립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르면 올 하반기 이후에는 한국판 골드만삭스나 한국판 메릴린치가 태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이후 국내에 머물러 있었던 재테크 생활자들의 안목이 전 세계로 넓어지는 추세가 올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가지 글로벌 재테크 수단 중에서 이른바 넷스트 일레븐 등으로 대변되는 해외펀드와 금,원유 등에 직접 투자하는 실물투자는 올해도 유망해 보인다. 결국 올해 재테크 시장에서도 지난해보다 더 많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홍영란 지점장은 "금융업종 간 장벽이 무너지는 융합시대에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재테크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PB와 같은 금융상품 컨설턴트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