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서지학자이자 바둑문화재 수집가인 안영이씨(71)가 평생을 연구해온 한국바둑역사를 정리해 '다시 쓰는 한국바둑사-한국바둑 2천년의 비밀'(한국기원)을 펴냈다. 필자가 지난 40여년간 추적해 온 각종 사료를 꼼꼼히 점검하고 재해석해 낸 이 책은 1편 '조선바둑의 재조명',2편 바둑이 나타난 문헌,3편 순장바둑 실전대국보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순장바둑 실전대국보(42국)는 일제시대 대국기보와 해설을 처음 전재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씨는 책을 통해 세계 최고(最古)의 바둑판이자 예술품으로 일본 나라(奈良)의 정창원(正倉院)에 보관 중인 목화자단기국(木畵紫檀棋局)이 백제의 것임을 고증을 통해 밝히고 있다. 반상에 그려진 우리 고유의 순장점 17개,백제의 세공기술과 바둑판 옆면 낙타를 백제가 수입한 기록 등을 근거로 목화자단기국이 백제 패망 이후 일본으로 건너간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에는 이 밖에도 '외국인이 본 바둑-코리아 게임''20세기 초 최고수는 누구일까''바둑의 어원' 등 독자의 관심을 끌 만한 흥미로운 내용이 수록돼 있다. 안씨는 지난 92년 4월 김옥균 기보를 처음으로 발굴한 것을 비롯해 96년 국내 최고 순장바둑 기보 공개,98년 3월 조남철 첫 공식대국 기보 발견 등 바둑계에서 굵직한 일들을 해왔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