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내년 대대적인 물량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LG필립스LCD, 샤프 등 LCD(액정화면) 패널업체들과 삼성SDI, LG전자, 마쓰시타, FHP 등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설비 증설계획을 발표하면서 생산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내년 독일 월드컵과 토리노 동계올림픽, 중국의 디지털방송 개시 등에 따른 특수로 PDP, LCD TV 등 고화질 대화면 디스플레이 제품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최대 LCD TV 제조업체인 일본 샤프는 내년 생산량을 10% 확대키로 했다. 37인치 스크린 8장을 만들 수 있는 유리기판 생산량을 현재 월 5만1천장에서 내년 3월 5만6천장, 8월 5만8천장까지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샤프의 이같은 생산능력 확대 전략은 올해 LCD TV시장 수요 예측 실수로 `대박'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 샤프는 당초 올해 LCD TV시장이 1천500만대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수요 급증에 따라 지난 10월 뒤늦게 2천만대로 늘려 잡았다. 그러나 충분한 양의 패널을 공급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LCD 월매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탕정 LCD 7-2라인도 1단계가 빠르면 내년 2월, 2단계는 내년 하반기에 각각 가동된다. 이에 따라 총 4조1천억원이 투입된 7-2라인에서는 1,2단계에서 각각 월 4만5천장의 LCD가 쏟아질 예정이다. 삼성ㆍ소니 합작사인 S-LCD 7-1 라인도 100억엔(1천억원)의 설비투자를 진행, 내년 7월부터 월 생산능력이 1만5천장 증가한 월 7만5천장 체제로 전환된다. LG필립스LCD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향후 TV용 LCD 시장의 성장에 대비해 파주에 들어설 신규 LCD 공장의 건물공사비로 5천40억원을 집행키로 했다. 아울러 내년초 7세대 라인을 가동, 월 4만5천장 규모로 1단계 양산을 시작하고, 이어 3분기부터는 같은 규모의 2단계 양산도 개시할 계획이다. PDP 진영도 LCD 업계와 마찬가지로 공격경영에 나섰다. 일본의 히타치ㆍ후지쓰 합작사인 FHP는 내년중으로 PDP 생산을 지금의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이달초 수립했다. 내년 10월까지 미야자키(宮崎) 공장의 생산능력을 증대해 현재 42인치 기준으로 월 10만장인 디스플레이 생산량을 20만장으로 늘린다는 것. PDP TV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일본 마쓰시타는 이미 `PDP 올인' 전략을 마련한 상태다. 올해안으로 10만대 이상의 생산라인 건설을 마쳐 월 30만5천대의 PDP 모듈 생산능력을 갖추는 데 이어 내년 7월까지 생산량을 추가로 44% 늘리기로 결정했다. 세계 PDP 1위업체인 삼성SDI는 내년 상반기에 4면취(1장의 기판에서 4장의 PDP를 생산) 공법이 적용된 천안 3기라인을 6면취로 전환한다. 이 경우 현재 월 25만장인 생산능력이 월 35만장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I는 아울러 지속적인 선두 유지를 위해 대규모의 4기라인 신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내년 세계 최대 규모의 양산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내년 하반기 2천억원을 들여 구미 A3 PDP공장에 2단계 투자를 진행, 월 55만장 양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평판 TV시장에서 40인치 이상 대형제품의 규모는 올해 533만8천대에서 내년 898만대, 2007년 1천369만5천대 등으로 해마다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