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1,2군 순회코치로 정식 임명된 김성근(63) 전 LG 감독은 "이승엽이 내년에 올해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병규(LG)처럼 고른 방향으로 때릴 수 있는 타자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코치는 올해 지바 롯데에서 이승엽의 타격 코디네이터로 활약하며 그가 30홈런, 82타점을 올리며 부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고 이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 3일 정식 코치로 임명됐다. 그는 "이승엽이 웨이트트레이닝을 아주 열심히 했다. 일본에서 그가 때리면 엄청난 비거리의 홈런이라는 것을 누구라도 안다"며 부쩍 늘어난 파워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런 점에서 "내년에도 이승엽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더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타격 자세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승엽은 몸쪽 공을 노릴 때는 양 어깨를 곧게 편 상태에 타석에 들어서고 바깥쪽 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오른쪽 어깨를 안쪽으로 움츠리며 들어간다. 상대 투수에게 자세가 읽히는 것이다. 그러나 좌익수쪽, 우익수쪽으로 골고루 타구를 보내기 위해서는 어깨가 열리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코치는 이승엽이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타율(0.154)이 낮았던 이유로 소프트뱅크 포수 조지마 겐지의 노련한 볼배합을 예로 들었다. "몸쪽이 약점으로 노출됐는데 조지마는 이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 끝까지 몸쪽으로 요구하다 홈런을 한방 얻어맞기도 했으나 투수의 컨트롤이 좋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계속 몸쪽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약점 없는 타자가 있을 수는 없지만 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타격 자세 수정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한국 타자 중 LG의 간판 타자인 이병규를 일본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첫 손에 꼽았다. 김 코치는 "이병규는 공을 때리는 순간까지 어깨를 수평으로 끝까지 끌고 나온다. 몸쪽, 바깥쪽에 상관 없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스프레이 타법으로 공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높게 평가했다. 이병규는 현장 지도자들이 한국에서 가장 스트라이크존이 넓은 타자로 평가하는 선수. 스트라이크는 물론 볼도 안타로 쳐내는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에 투수로서는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일본 야구에 1년간 잔류하기로 한 이승엽은 내년 목표로 "0.260에 머문 타율을 좀더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목표 달성을 위해 기술훈련에서 자신의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 지가 관심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