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분기중 개인의 부채가 550조원에 육박하면서 1인당 빚이 1천1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채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또 정부의 8.31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면서 금융부문의 자금공급이 크게 줄었으며, 하반기 재정지출이 줄어들면서 정부부문은 3분기만에 자금잉여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3.4분기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개인부문의 부채 잔액은 총 548조원으로 6월말에 비해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말 현재 국내 인구(4천905만2천988명)를 감안하면 1인당 빚이 약 1천117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또 개인부문의 금융자산 잔액은 1천99조6천억원으로, 금융부채 잔액의 2.01배에 그쳐 개인의 빚상환 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부채 잔액 대비 금융자산 잔액 비율은 지난해 3.4분기 2.08배에서 4.4분기 2.06배로 떨어진 이후 올 1.4분기에는 2.07배로 상승했으나 2.4분기 2.03배에서 3.4분기에 사상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의 3.31배, 일본의 4.22배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자산의 시가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미국, 일본과 직접 비교하는 것이 무리가 있지만 부채가 과중한 수준인 것으로 지적됐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의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은행대출 연체율과 신용카드 연체율은 9월말 현재 각각 1.7%와 7.3%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라며 "개인순처분가능소득에 대한 지급이자 비중과 가계신용에서 차지하는 신용카드 대출 비중도 계속 줄어 부채상환 능력이 나빠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득 대비 지급이자 비중은 지난 9월말 8.3%로 지난해 8.5%보다 낮아졌으며, 신용카드 대출비중도 3.7%로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울러 9월말 현재 정부부문의 부채 잔액도 193조6천억원으로 6월말보다 1% 늘었으며, 기업부분의 부채도 746조6천억원으로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3.4분기에는 정부의 8.31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금융기관 대출이 둔화됨에 따라 금융기관의 자금공급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4분기중 금융부분이 개인, 기업, 정부 등 비금융기관에 공급한 자금은 16조원으로 전분기의 45조1천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항목별로는 예금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금이 18조2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조원이나 줄었으며 국공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2.4분기 16조9천억원 매입에서 3.4분기에는 2조2천억원 순처분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공채의 경우 올상반기 재정지출이 집중되면서 무려 25조원이나 매입됐으나 3.4분기에는 4조6천억원이나 순처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 자금조달과 운용 규모를 보면 정부부문이 국공채 발행을 크게 줄이면서 3.4분기중 총 9조8천억원의 자금잉여가 발생해 올 1.4분기와 2.4분기의 자금부족에서 벗어났다. 개인부분에서는 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소비를 하지 않은데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줄어들어 3.4분기중 6조1천억원의 자금잉여가 발생했다. 이밖에 기업부문은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자금부족규모가 11조1천억원으로 소폭 줄어든 반면 금융부문은 2.4분기 6조9천억원 자금잉여에서 3.4분기에는 2조3천억원 부족으로 돌아섰다. 한편 9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 금융자산 잔액은 5천217조3천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2.1% 증가했으며 금융자산잔액을 명목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금융연관비율은 6.54배로 전분기말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