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도청 프로그램 언론 유출 조사"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 미국 시민들을 살해하려는 적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 한 안보 당국이 영장 없이 비밀 도청을 계속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송년 기자 회견을 갖고 "미국의 대통령이자 지휘관으로서 조국을 보호하기 위한 헌법적 책임감과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 국가안보국(NSA)이 시민들을 상대로 도청할 수 있도록 허용한 자신의 결정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놓고 민주당 지도부가 조사 위원회 구성을 촉구한데 대해 반격하는 한편 공화당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법무부가 NSA의 비밀 도청 작전이 언론에 유출된 것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라면서 "전시에 이처럼 중요한 프로그램을 폭로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앞서 지난 17일 라디오 주례 연설에서도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30여 차례 이상 미국 시민들을 상대로 한 비밀 도청 계획을 허용했음을 시인하고 이를 폭로한 뉴욕 타임스와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비난했었다. 이에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 대표 등 민주당 의원 4명은 18일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부시 대통령이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상의 정보를 확보했어야 했다고 믿지만 그 정보가 미 헌법과 법률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수집돼선 안된다"며 도청 파문 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을 공식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알렌 스펙터 공화당 상원 법사위원장, 해리 라이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층 인사들도 부시 대통령의 도청 승인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뜻을 밝혀 의회 차원의 조사가 진행될 지 주목된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