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설비투자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어 성장 잠재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취업자수 증가세가 최근 다소 둔화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상황이 점차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는 투자와 고용이 부진해 '불안한 경기 회복세'가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KDI는 18일 발표한 '2006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경제는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5.0%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KDI가 지난 10월 발표했던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와 같은 것이며,여타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치(4%대 중·후반)보다 다소 높은 것이다. KDI는 그러나 내년도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10월 전망 때(8.5%)보다 소폭 낮은 6.9%로 제시했다. KDI는 "기계류 내수 출하 등 설비투자 선행지표가 최근 다소 악화하고 있어 설비투자가 조만간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며 "공급 측면에서의 성장 잠재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취업자수 증가세가 9월 이후 둔화하고 있어 성장 지속에 요구되는 소비 수요 기반이 약해지고 소득 분배도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 회복→고용 증가→소득 증가→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경기 회복의 선순환 고리가 아직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 설비투자 부진과 취업자수 증가율 정체 등과 같은 경기불안 요인들은 서비스 부문의 구조적 취약성에 기인하는 바 크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따라서 경기 회복세를 지속적인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KDI는 강조했다. KDI는 재정정책과 관련,"고령화로 전체 재정 규모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 사회가 선택할 재정 규모와 국민 부담 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저금리 기조를 점진적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 시기 선택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