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31일 첫 운항으로 국내에서 저가 항공 시대를 열었던 한성항공이 출범 4개월도 안 돼 유일 노선이었던 청주∼제주 간 운항을 중단했다. 한성항공은 출범 초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일반 항공사에 비해 30%가량 싼 요금으로 인기몰이를 했지만 경영권 분쟁과 타이어 펑크,기상 악화로 인한 제주여행객 감소 등 악재가 겹치면서 최근 들어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서울지방항공청은 18일 한성항공의 청주∼제주 노선을 내년 1월 말까지 잠정 운항 중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최근 한성항공이 예비 부품의 안정적 확보 등을 이유로 일시 운항 중단을 신청해 와 이를 받아들였다"며 "안전운항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될 때 운항 재개를 허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성항공은 운항중단 만료 기간인 1월 말 이후라도 항공청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무기한 운항 중단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세 번째 민간항공사로 충북 청주에 본부를 둔 한성항공이 이처럼 '운항 중단'을 자청한 것은 맞불 할인행사 등 기존 항공사들의 견제가 지속된 데다 전·현직 경영진 간 갈등으로 파행 운항이 지속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0월28일 제주공항에서 발생한 타이어 펑크 사고 이후 고객 불안심리가 확산된 것도 주요 요인이다. 당시 한성항공 여객기는 제주공항에 착륙 직후 승강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타이어 2개가 펑크났지만 예비 타이어를 확보하지 못해 이틀간 운항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자금난으로 안전에 필요한 예비 부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예약이 취소되는 등 고객 이탈로 매달 수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제주지역 기상 악화 등 계절적 요인도 한몫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자금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회사가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며"한성항공의 성공 여부에 따라 초기 저가 항공 시대의 활성화 여부가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성항공에 이어 두 번째 저가항공사인 제주에어는 내년 4월 운항을 목표로 지난 8월25일 정기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아 놓은 상태다. 제주에어의 운항노선은 △서울~제주 △서울~부산 △제주~부산 △서울~양양 등 4개 노선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